코스닥 거래대금, 석 달 만에 3분의 1로 쪼그라들다
2026년 7월 24일 현재, 코스닥 시장이 유례없는 유동성 가뭄에 빠져 있다. 연초부터 5월 27일까지 일평균 14~15조원에 달하던 코스닥 거래대금이 7월 21일에는 4조 6,21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3분의 1 토막이다. 7월 들어 일평균 거래액도 6조 5,4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방아쇠를 당긴 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이다. 5월 27일 본격 출시 이후 이 상품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 8,162억원, 7월 들어서는 12조 8,689억원으로 불어났다. 6월 24일에는 하루 19조 4,429억원이 거래되며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의 2.8배에 달하는 돈이 사실상 두 종목의 파생상품에 갇혀버린 셈이다.
“과거에는 코스피가 오르면 일부 자금이 코스닥으로 흘러가는 ‘낙수효과’가 있었지만, 지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주와 이를 기초로 한 레버리지 상품으로만 자금이 몰리는 ‘빨대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 증권업계 관계자
코스닥, 30년 전 기준점마저 하회
코스닥은 1996년 7월 지수 100으로 출발했고, 2004년 기준점을 1,000으로 10배 재조정했다. 현재 지수 790.28(7월 23일 종가)은 그 기준점을 약 21% 밑돈다. 같은 30년간 미국 나스닥은 약 24배 뛰었다는 사실과 대비하면 참담한 성적표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코스닥 ETF 23개(레버리지·인버스 제외)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전부 마이너스였다. 대부분 20~30% 손실이 발생했다. “이러다 코스닥이 소멸하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는 투자자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바이오 대장주 연쇄 폭락이 불 질렀다
거래가 얇아진 코스닥은 작은 충격에도 크게 출렁인다. 여기에 코스닥의 핵심 산업인 제약·바이오 대형주들이 연이어 무너졌다.
| 종목 | 사건 | 등락 |
|---|---|---|
| HLB |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 3차 CRL(보완요구서) | 52,200원 → 28,300원 (-46%) |
| 코오롱티슈진 | 골관절염 치료제 미국 임상 3상 실패 | 이틀 연속 하한가 |
| 삼천당제약 | 미국 허가 답변이 최종 승인 아님 부각 | 이틀간 -36% |
코스닥 시총에서 바이오 비중이 높은 만큼, 대장주들의 연쇄 급락은 지수 전체를 끌어내렸다.

정부 대책: 예탁금 3,000만원 상향, 7월 31일 조기시행
금융당국은 원래 8월 5일 시행 예정이던 보완대책을 앞당겨 7월 31일부터 조기시행하기로 결정했다.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항목 | 변경 전 | 변경 후 |
|---|---|---|
| 기본예탁금 | 1,000만원 | 3,000만원 (현금만) |
| 최소 거래단위 | 1주 | 20주 |
| 시행일 | 8월 5일 | 7월 31일 (조기) |
다만 상장폐지는 배제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상품 규모가 10조 원 이상 형성돼 있는데, 상장폐지를 하게 되면 그 자체가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준다”며 선을 그었다. 이재명 대통령도 7월 21일 별도 대책 마련을 지시한 상태다.
대책 효과에 대한 회의론
시장에서는 대책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미 기존 투자자가 상당수 참여한 데다, 보완대책 발표(7월 16일) 직후 첫 거래일에도 레버리지 16종 거래대금은 12조 3,264억원으로 발표 전(12조 1,674억원)과 별 차이가 없었다. 진입장벽을 높여도 기존 참여자의 거래는 막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장이 찾은 대안: 커버드콜 ETF에 11조원 유입
변동성 장세 속에서 개인투자자 자금은 커버드콜 ETF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국내 상장 커버드콜 ETF 61개의 순자산총액은 26조 3,957억원으로, 연초 대비 약 11조원 증가했다.
특히 코스피가 이달 초 8,476에서 7,096까지 3주 만에 약 1,400포인트 하락하는 등 증시 변동성이 커진 영향이 크다. 최근 5거래일 연속 사이드카가 발동되었고, 리밸런싱 수요와 겹쳐 시장은 극심한 롤러코스터를 탔다.
“커버드콜 ETF를 선택할 때는 기초자산과 옵션 전략, 목표 분배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높은 분배금이 항상 높은 투자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 장치영 하나증권 연구원
오늘 시장 전망: 미국발 악재에 하락 출발, 반도체가 버팀목
7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알파벳 설비투자(CapEx) 확대에 따른 수익성 우려와 중동발 유가 급등(WTI 배럴당 $90 돌파)으로 다우 -0.97%, S&P500 -1.21%, 나스닥 -2.15% 급락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4.7%를 돌파했다.
다만 장 마감 후 인텔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2분기 실적(매출 161.3억 달러, 조정 EPS 42센트)과 3분기 가이던스(매출 158~168억 달러)를 발표하며 시간외 +8.68% 급등했다. 마이크론도 정규장에서 +3.2% 상승하며 반도체 업종이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키움증권은 “코스피의 선행 PER이 6.1배로 과거 금리 급등기보다 낮아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며 반도체 비중 유지를 권고했다.
FAQ
Q.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가 뭔가요?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개별 종목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레버리지)하거나 반대로 움직이는(인버스) 상장지수펀드입니다. 5월 말 출시 이후 폭발적인 거래량을 기록하며 시장 유동성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Q. 코스닥이 정말 소멸할 수 있나요?
제도적으로 폐지될 가능성은 낮지만, 유동성 가뭄이 지속되면 기업 IPO 기피, 기관 이탈, 시가총액 축소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습니다. 현재 코스닥 지수는 30년 전 출발 기준점(1,000)을 21% 하회하고 있습니다.
Q. 정부 대책이 효과가 있을까요?
예탁금 3,000만원 상향은 신규 진입장벽을 높이지만, 이미 참여 중인 투자자의 거래를 제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책 발표(7/16) 이후에도 거래대금에 변화가 거의 없었던 점이 이를 반증합니다.
Q. 커버드콜 ETF는 안전한 대안인가요?
기초자산이 크게 하락하면 ETF 가격도 함께 떨어지므로 원금보장 상품이 아닙니다. 다만 옵션 프리미엄으로 분배금을 지급해 변동성 장세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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