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국내 증시를 흔든 것이 미국 금리라는 설명은 이제 익숙합니다. 다만 그날 장이 끝난 뒤 채권 화면을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국고채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더 급하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9월 28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4.119%로 마감해 전 거래일보다 0.113%포인트(11.3bp) 뛰었고, 이는 4년 만의 최고 수준입니다. 10년물은 연 4.539%로 0.147%포인트, 30년물은 연 4.650%로 0.087%포인트 올랐습니다. 같은 날 코스피가 2.70% 급락한 것은 이 숫자와 떼어 놓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늘 아침 장을 맞으면서, 지금 주식시장을 누르고 있는 무게의 정체가 무엇인지 채권 쪽에서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간밤 뉴욕에서 밀린 것도 결국 채권이었습니다
먼저 밤사이 미국 시장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이투데이 집계 기준으로 현지시간 9월 28일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나란히 내렸습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47.11포인트(0.67%) 내린 51,481.51, S&P500지수는 59.72포인트(0.77%) 내린 7,683.69, 나스닥종합지수는 248.34포인트(0.92%) 내린 26,820.38로 마감했습니다.
지수 낙폭 자체는 크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배경입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5.241%로 마감해 2007년 6월 이후 19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30년물은 5.561%로 2004년 이후 24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주식이 1% 내외로 조정받는 동안 채권시장은 20년 전 가격표를 다시 꺼낸 셈입니다.
금리를 밀어 올린 직접적인 방아쇠는 유가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사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제안을 담은 이란의 이른바 7일 계획을 거부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되살아났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92.60달러로 0.2%, 브렌트유는 105.28달러로 0.9% 올랐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오르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오르면 장기 금리가 오릅니다. 크레셋캐피털의 최고투자전략가는 이 연결 고리를 “이란이 유가를, 유가가 인플레이션을, 인플레이션이 금리를 움직이고 있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했습니다.
주식이 0.9% 빠진 날, 30년물 금리는 24년 만의 최고를 찍었습니다. 시장의 중심 사건은 주식시장이 아니라 채권시장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고채가 미국보다 더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여기까지는 바깥 이야기입니다. 국내 채권시장이 이 충격을 그대로 받되 오히려 증폭해서 받았다는 점이 9월 28일의 진짜 특징입니다. 연휴 직전 거래일이었던 9월 23일과 비교하면 국고채 금리는 만기 구간 전체에서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 구분 | 9월 28일 금리 | 전 거래일 대비 | 비고 |
|---|---|---|---|
| 국고채 3년물 | 연 4.119% | +0.113%p | 4년 만의 최고 |
| 국고채 10년물 | 연 4.539% | +0.147%p | 상승폭 최대 |
| 국고채 30년물 | 연 4.650% | +0.087%p | 초장기물도 동반 상승 |
| 미 국채 10년물 | 연 5.241% | — | 2007년 이후 최고 |
| 미 국채 30년물 | 연 5.561% | — | 2004년 이후 최고 |
자료: 한국경제·이투데이 보도(2026.09.28~29). 국고채는 최종호가수익률 기준.
속도를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해집니다. 머니투데이가 1년 전과 비교한 집계에 따르면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년 사이 54.3%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미 국채 10년물 상승률은 24.1%였습니다. 절대 레벨은 여전히 미국이 높지만, 올라온 속도는 한국이 미국의 2.3배였다는 뜻입니다. 3년물은 1년 전보다 155.0bp, 30년물은 186.7bp 올랐습니다.
이 차이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미국 금리가 오를 때 한국 금리가 덜 오르면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고, 그 자체로는 환율에 부담이지만 국내 자산 가격에는 완충 장치가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완충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금리가 함께, 그것도 더 빨리 올라가면서 국내 주식의 할인율이 외부 충격을 그대로 받아냈습니다.
왜 하필 3년물이 가장 상징적인가
금리 곡선에서 3년물은 통화정책 기대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구간입니다. 10년물과 30년물이 물가와 성장, 수급 전망을 섞어 보여준다면 3년물은 앞으로 몇 년간 기준금리가 어디에 있을 것 같은가에 대한 시장의 답에 가깝습니다. 그 3년물이 하루에 11.3bp 튀면서 4년 만의 최고를 찍었다는 것은, 시장이 한국은행의 향후 경로를 이전보다 매파적으로 다시 계산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8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3.00%로 조정된 뒤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8월 마지막 거래일 국고채 3년물 최종호가수익률이 3.856%였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 약 26bp가 더 붙었습니다. 기준금리는 그대로인데 3년물만 올라갔다는 것은 추가 인상 가능성이 가격에 스며들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메리츠증권 윤여삼 연구원도 “유가 반등으로 9~10월 수입물가발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어 국내 채권시장도 안심할 수 없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9월 28일 코스피에 남은 자국
채권에서 벌어진 일이 주식에 어떻게 옮겨 붙었는지 숫자로 보겠습니다. 9월 28일 코스피는 191.18포인트(2.70%) 내린 6,889.74로 마감했습니다. 추석 연휴를 마치고 닷새 만에 문을 연 첫 거래일이었고, 3거래일 만에 7000선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 항목 | 9월 28일 종가 | 등락 |
|---|---|---|
| 코스피 | 6,889.74 | -191.18p (-2.70%) |
| 코스닥 | 846.58 | +2.10p (+0.25%) |
| 원/달러 환율 | 1,365.1원 | +7.6원 |
| 삼성전자 | 270,000원 | -5.43% |
| SK하이닉스 | 1,768,000원 | -5.05% |
| 전기전자 업종 | — | -4.46% |
자료: Businesskorea 마감시황(2026.09.28),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
수급은 한쪽으로 쏠렸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3조2,278억원, 기관이 1조175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이 2조6,068억원을 순매수하며 홀로 받아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집계에서는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3조6,000억원대로 잡힌 보도도 있었습니다. 어느 기준으로 보든 하루 만에 4조원 안팎의 매도 물량이 쏟아진 장이었습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코스닥이 소폭이나마 올랐다는 점입니다. 같은 나라, 같은 날, 두 시장의 방향이 갈렸습니다. 금리 충격이 시장 전반을 무차별적으로 때린 것이 아니라 특정 자산군을 겨냥했다는 의미입니다.
왜 반도체만 유독 크게 맞았나

전기전자 업종이 4.46% 내리는 동안 코스닥은 0.25% 올랐습니다. 이 격차를 만든 것이 금리의 성격입니다. 장기 금리 상승은 현금흐름이 먼 미래에 몰려 있는 자산에 더 아프게 작용합니다. 지금 당장 버는 돈보다 몇 년 뒤에 벌 돈의 비중이 큰 기업일수록, 할인율이 조금만 올라가도 현재가치가 크게 깎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국내 증시에서 그 조건에 가장 잘 들어맞는 것이 AI 사이클에 올라탄 대형 반도체입니다. 밸류에이션의 상당 부분이 향후 수년간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데이터센터 증설 전망에 기대고 있습니다. 여기에 시가총액 비중까지 압도적이어서, 두 종목이 5%씩 빠지면 지수가 버티기 어렵습니다. 지수 급락과 개별 종목 급락이 사실상 같은 사건의 앞뒤였던 셈입니다.
밤사이 뉴욕에서도 같은 결이 이어졌습니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5.03% 내렸습니다. 국내 장 마감 뒤에도 매도 압력이 풀리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반면 엔비디아는 1,500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승인 소식이 전해졌는데, AI 밸류체인 안에서도 종목별로 재료가 갈리기 시작했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합니다.
반대편에 서 있는 숫자 — 수출은 역대 최대입니다
여기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금리만 보면 어둡지만, 같은 시점의 실물 지표는 정반대를 가리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9월 1~20일 수출액은 714억 달러로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였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78.3% 늘었고, 종전 최대였던 올해 6월의 617억 달러보다도 97억 달러 많습니다.
이 증가분을 만든 것은 거의 전적으로 반도체였습니다. 반도체 수출은 341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59.4% 급증했고,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8%로 1년 전보다 24.1%포인트 올라갔습니다. 수출 두 건 중 한 건이 반도체인 구조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즉 9월 28일에 5%씩 빠진 두 종목은, 같은 달 한국 수출을 역대 최대로 끌어올린 바로 그 산업의 대표주였습니다. 실물 지표와 주가가 정면으로 어긋난 하루였습니다.
이 숫자를 어떻게 볼까

지금 시장에서 갈리는 지점은 실적이 좋으냐가 아니라, 좋은 실적이 높아진 할인율을 이길 수 있느냐라고 보입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이 “금리를 이길 수 있는 모멘텀이 무엇이냐”라고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힙니다. 수출 숫자가 보여주듯 분자에 해당하는 이익은 커지고 있는데, 분모에 해당하는 할인율이 더 빠른 속도로 커지면 주가는 내려갑니다. 9월 28일이 딱 그 장면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조정의 성격을 실적 훼손보다 가격 재조정 쪽에 무게를 둡니다. 근거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하락이 금리에 민감한 장기 듀레이션 자산에 집중됐고 코스닥은 오히려 올랐습니다. 이익 전망 자체가 무너졌다면 이런 선별적 하락은 나오기 어렵습니다. 둘째, 실물 지표가 아직 꺾인 흔적이 없습니다. 9월 1~20일 수출은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였습니다.
다만 이 판단이 틀릴 수 있는 조건도 분명합니다. 지금의 금리 상승은 성장 기대가 아니라 유가발 인플레이션에서 출발했습니다. 원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은 기업 이익률을 갉아먹기 때문에, 유가 강세가 길어지면 분자까지 함께 나빠질 수 있습니다. WTI 92달러, 브렌트유 105달러가 한두 달 더 이어지고 한국의 수입물가가 실제로 튀기 시작하면, 가격 재조정이라는 해석은 수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 하나 눈여겨보는 것은 원/달러 환율입니다. 9월 28일 1,365.1원으로 7.6원 올랐습니다. 한미 금리차가 좁혀지는 국면인데도 원화가 약해졌다는 점은, 이번 자금 흐름이 단순한 금리 재정거래보다 위험자산 회피 성격에 가깝다는 쪽을 시사한다고 보입니다. 환율이 진정되지 않으면 외국인 수급이 방향을 바꾸기 어렵습니다.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은 지수의 위치가 아니라 금리와 유가의 방향입니다. 그 둘이 멈추면 실적이 다시 주가를 끌 수 있고, 멈추지 않으면 좋은 실적도 당분간은 할인당합니다.
이번 주 확인할 일정과 지표
다행히 판단을 오래 미룰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주 안에 방향을 가늠할 재료가 연달아 나옵니다.
- 9월 30일(현지시간) 마이크론 실적 — 메모리 업황의 선행 지표입니다. 실적과 가이던스가 기대를 넘으면 반도체의 이익 전망이 금리 부담을 상쇄할 여지가 생깁니다.
- 10월 1일 9월 수출입 동향 — 1~20일의 714억 달러 흐름이 월 전체로 확인되는지가 관건입니다. 반도체 비중 47.8%가 유지되는지도 함께 보겠습니다.
- 국고채 3년물 4.119% 유지 여부 — 되돌림이 나오면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과했다는 신호이고, 더 오르면 할인율 부담이 이어집니다.
- 국제유가와 호르무즈 상황 — 이번 금리 상승의 출발점입니다. WTI가 90달러 아래로 내려오는지가 1차 관문입니다.
- 원/달러 환율 1,365원선 — 외국인 수급이 돌아서기 위한 전제 조건입니다.
증권가 전망은 갈려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범위로 6,800~7,250선을 제시했고, 대신증권은 10월 기준 6,500~7,200선을 제시했습니다. 하단 전망이 300포인트나 차이 난다는 것 자체가, 지금 시장이 금리와 실적 중 무엇에 더 가중치를 둘지 합의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에이전트 AI발 반도체 등 AI 인프라주들의 주도력이 회복되고 있다”며 회복 흐름에 무게를 뒀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왜 주가가 내리나요?
두 경로가 있습니다. 하나는 할인율입니다. 주식의 가치는 미래에 벌 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계산하는데, 그 환산에 쓰이는 기준이 국채 금리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같은 이익이라도 현재가치가 줄어듭니다. 다른 하나는 자금 이동입니다. 안전한 국채가 연 4%대 중반을 주면, 위험을 감수하고 주식을 들고 있을 이유가 그만큼 줄어듭니다.
3년물이 10년물보다 덜 올랐는데 왜 3년물을 더 중요하게 보나요?
절대 상승폭은 10년물이 14.7bp로 더 컸습니다. 다만 3년물은 통화정책 기대를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구간이고, 이번에 4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한 만기입니다. 기준금리가 그대로인데 3년물이 올라갔다는 점에서 담고 있는 정보량이 더 크다고 보는 것입니다.
수출이 역대 최대인데 왜 반도체 주가가 빠지나요?
주가는 이미 알려진 실적이 아니라 앞으로의 실적 전망과, 그 전망을 현재가치로 바꾸는 할인율의 함수이기 때문입니다. 9월 수출 호조는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돼 있었고 이번에 새로 바뀐 변수는 금리였습니다. 다만 이런 괴리가 오래 유지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10월 1일 수출 지표와 3분기 실적이 중요한 검증 지점이 됩니다.
개인이 2조6,000억원을 샀는데 지수는 왜 못 버텼나요?
매수 주체가 남아 있다는 점은 시장이 얼어붙지 않았다는 신호입니다. 다만 외국인과 기관의 합산 순매도가 4조원 이상이었기 때문에 물량을 다 흡수하지는 못했습니다. 개인 순매수의 규모보다는 외국인 수급이 언제 방향을 바꾸는지가 더 중요한 확인 지점입니다.
마무리
9월 28일 코스피 급락의 원인을 미국 금리 하나로만 설명하면 절반만 본 것입니다. 같은 날 국고채 3년물은 연 4.119%로 4년 만의 최고를 찍었고, 지난 1년 동안 한국 10년물은 미국의 2.3배 속도로 올라왔습니다. 국내 채권시장이 완충 역할을 하지 못하고 충격을 증폭해 전달한 구조입니다. 그리고 그 충격은 현금흐름이 먼 미래에 몰린 대형 반도체에 집중됐습니다.
반대편에는 9월 1~20일 714억 달러, 반도체 341억 달러라는 역대 최대 수출 숫자가 놓여 있습니다. 실적과 할인율이 정면으로 맞서 있는 국면이고, 어느 쪽이 이길지는 9월 30일 마이크론 실적과 10월 1일 수출 지표, 그리고 유가와 국고채 금리가 말해줄 것입니다. 저는 아직 어느 한쪽에 확신을 두기보다, 이번 주에 나올 숫자를 확인한 뒤 판단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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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한국경제 美국채 금리 5.2% 뚫리자…덩달아 치솟는 韓국고채 (2026.09.28)
- 머니투데이 한국 10년물 국채 금리 미국 2.3배 속도로 올라…한미 격차 좁혀졌다 (2026.09.28)
- 이투데이 뉴욕증시, 유가ㆍ국채금리 상승 부담에 하락…나스닥 0.9%↓[종합] (2026.09.29)
- Businesskorea [마감 시황] 코스피, 반도체주 5%대 붕괴에 6880선 추락…환율은 1,360원대 중반까지 치솟아 (2026.09.28)
- 머니투데이 반도체 수출 259.4% 늘었다…9월 1~20일 수출 714억달러↑ (2026.09.21)
- 헤럴드경제 9월 30일이 진짜 중요, 추석 끝나니 급락 코스피 반등 여부 달렸다 [투자360]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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