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대비 36% 추락한 삼성전자, 하루 만에 4% 급등
8월 11일 삼성전자가 전 거래일 대비 9,500원(4.13%) 오른 23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에는 24만3,000원까지 올라 이른바 ’24만전자’ 문턱을 넘기도 했습니다. 거래량은 2,319만 주로, 최근 평균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6월 19일 기록한 52주 최고가 37만4,500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36% 이상 낮은 수준이지만, 연일 빠지기만 하던 주가가 의미 있는 반등을 보인 것은 분명합니다. 같은 날 코스피도 45.87포인트(0.73%) 오른 6,345.53에 마감하며 삼성전자의 반등에 힘을 보탰습니다.
삼성전자의 PBR은 1.6배, PER은 3.9배까지 떨어졌습니다. AI 반도체 사이클 본격화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셈입니다.
반등의 방아쇠 — HBM4 점유율 확대와 수출 호조
이번 급등의 배경에는 복합적 요인이 겹쳤습니다. 먼저 관세청이 발표한 8월 초순(1~10일) 수출 실적에서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155.4% 급증한 99.5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심리를 끌어올렸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HBM4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 전망입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업계 최초로 HBM4 양산과 출하를 시작한 뒤, 불과 130일 만에 HBM4 매출 10억 달러(약 1조5,400억 원)를 돌파했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엔비디아·구글·AMD 합산 기준 HBM4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4~55%, 삼성전자 28~30%, 마이크론 17~18%로 추산됩니다.
HBM4 핵심 지표 한눈에 보기
| 항목 |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 마이크론 |
|---|---|---|---|
| HBM4 점유율(추정) | 28~30% | 54~55% | 17~18% |
| 양산 시작 | 2026.02 (업계 최초) | 2026.03 | 2026 하반기 |
| HBM4 매출 10억$ 달성 | 130일 | – | – |
| 차세대 HBM4E 수율 | 70% 돌파 | 안정화 단계 | 개발 중 |
특히 차세대 제품인 HBM4E의 수율이 최근 70%를 넘어섰다는 소식은,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점유율을 44%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증권가의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증권가는 왜 엇갈리나 — 낙관론 vs 신중론
같은 급등을 놓고 증권사마다 해석이 갈립니다.
매수 의견 (낙관론)
미래에셋증권은 목표주가 37만 원과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하면서 “저점 비중확대의 기회”라고 밝혔습니다. KB증권은 “HBM 공급 부족이 최소 3년 이상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고, 하나증권은 “불안은 끝나지 않았지만 반등은 시작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신중론 (목표가 하향)
키움증권은 목표주가를 39만 원에서 35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2027년과 2028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5.0%, 26.9% 낮추면서, HBM4 시장에서 SK하이닉스 대비 점유율 열위가 중장기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PER 3.9배, PBR 1.6배는 분명히 싸 보입니다. 하지만 ‘싸다’와 ‘더 싸질 수 없다’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고점 대비 36% 하락이 저점 매수 기회인지, 구조적 디스카운트의 시작인지를 가르는 것은 결국 HBM4 점유율 싸움의 결과입니다.
수급으로 본 시장의 선택 — 외국인·기관 ‘반도체 담기’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452억 원, 기관은 306억 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투자자는 710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의 동반 상승도 눈에 띕니다. 주성엔지니어링이 12.15% 급등했고, 리노공업·원익IPS·이오테크닉스 등도 일제히 올랐습니다.
8월 11일 업종별 온도차
| 종목 | 등락률 | 비고 |
|---|---|---|
| 삼성전자 | +4.13% | 장중 24만3,000원 터치 |
| 주성엔지니어링 | +12.15% | 반도체 소부장 대장주 |
| SK하이닉스 | +0.70% | 소폭 상승 |
| 현대차 | -1.10% | 완성차 약세 |
| LG에너지솔루션 | -3.67% | 2차전지 부진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4.69% | 방산 차익실현 |
| HD현대중공업 | -5.45% | 조선 모멘텀 둔화 |
방산·조선·2차전지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반도체로 돌아오는 전형적인 순환매(sector rotation) 흐름이 포착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4.69%)와 HD현대중공업(-5.45%)의 동반 약세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앞으로 주목할 변수 3가지
첫째, HBM4 대규모 수주 소식입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차세대 GPU용 HBM4 공급 계약을 추가로 확보하면, 점유율 30% 돌파가 현실화되면서 주가 재평가의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 3분기 실적 가이던스입니다. HBM4 평균판매가격(ASP)이 전세대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만큼,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를 넘길 경우 밸류에이션 할인이 빠르게 해소될 여지가 있습니다.
셋째,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여부입니다. 정부가 AI 투자 프로젝트 이행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어 정책 지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삼성전자 PER 3.9배면 정말 저평가인가요?
단순 수치로는 역사적 저점 수준입니다. 다만 이는 2025~2026년 실적 급증기의 이익을 기준으로 산출된 것이므로, 향후 이익이 감소하면 PER이 다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절대적 저평가’보다는 ‘실적 대비 저평가’로 해석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 HBM4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까요?
삼성전자가 HBM4를 업계 최초로 양산하고 HBM4E 수율도 70%를 넘긴 점은 긍정적입니다. 다만 엔비디아 GPU향 HBM3E에서는 SK하이닉스가 7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주요 고객사 확보 여부가 관건입니다.
Q. 방산·조선 하락은 추세 전환인가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D현대중공업의 하락은 단기 차익실현과 밸류에이션 조정 성격이 강합니다. 방산 수주잔고와 조선 발주 잔량이 견조한 만큼 구조적 하락보다는 순환매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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