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코스피를 설명하는 숫자는 하나로 모입니다. 외국인 매도입니다. 파이낸셜뉴스가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NXT) 집계를 합산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외국인은 10월 1일부터 15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20조6900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9거래일 중 8일이 순매도였습니다. 지수는 그 무게를 그대로 받아냈고, 10월 15일 코스피는 하루에만 454.59포인트(7.57%) 밀리며 5554.22로 주저앉았습니다.
그런데 이 매도 장부를 종목 단위로 펼쳐 보면 조금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외국인이 판 것은 한국 주식 전체가 아니라 특정 한국 주식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반도체 기판과 후공정, 파운드리 종목은 오히려 사들이고 있었습니다. 이 글은 그 엇갈림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리고 10월 16일 반등이 그 해석을 바꾸는지를 수치로 따라가 봅니다.
21조원이라는 숫자의 실체
먼저 규모를 확인하겠습니다. 한국거래소 기준으로만 보면 10월 1~15일 외국인 순매도는 18조100억원이고, 여기에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에서의 2조6800억원을 더하면 20조6900억원이 됩니다. 거래소 단일 집계만 쓰는 매체들은 17조~18조원대로 보도했는데, 같은 기간을 대체거래소까지 포함해 세면 21조원에 육박한다는 뜻입니다.

이 금액의 절반 이상이 단 두 종목에서 나왔습니다. SK하이닉스 10조5400억원, 삼성전자 약 5조8500억원입니다. 둘을 합치면 16조3900억원으로, 전체 순매도의 79%에 해당합니다. 그 뒤로 SK스퀘어 9300억원, 효성중공업 4400억원, 두산에너빌리티 3400억원이 이어집니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을 보유한 중간지주이니, 사실상 메모리 익스포저를 줄이는 거래가 상위권을 모두 채운 셈입니다.
주가 낙폭도 그에 비례했습니다. 10월 들어 15일까지 SK하이닉스는 28.9%, 삼성전자는 21.8% 하락했습니다. 지수 하락률이 두 자릿수 초반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지수를 끌어내린 주체가 누구였는지는 분명합니다.
같은 기간 다른 시장과 비교하면
한국일보가 정리한 국가별 주가지수 등락을 보면 낙폭의 성격이 더 선명해집니다. 8월 말부터 10월 15일까지 코스피는 6820에서 5554.22로 18.6% 하락해 주요국 가운데 하락률 1위였습니다. 같은 기간 튀르키예 ISE100이 15.8% 내렸고, 일본은 2.8%, 독일 3.3%, 인도 3.4% 하락에 그쳤습니다. 미국 S&P500은 0.8%, 대만 가권지수는 1.8%, 영국 FTSE100은 0.2% 올랐습니다. 금리 상승이라는 공통 악재를 모두가 맞았는데, 유독 한국만 두 자릿수로 빠진 것입니다.
자금 흐름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9월 한 달 외국인 증권자금 순유출은 199억7000만 달러로, 8월의 45억 달러에서 네 배 넘게 불어났습니다. 10월의 21조원은 갑자기 생긴 사건이 아니라 9월부터 이어진 흐름의 연장선이라고 보는 편이 사실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외국인이 산 종목이 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이번 수급의 진짜 특징입니다. 같은 10월 1~15일,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는 반도체 공급망 기업들이 줄줄이 올라 있습니다.
| 분류 | 종목 | 외국인 순매수(10/1~15) |
|---|---|---|
| 기판 | 심텍 | 약 1700억원 |
| 기판 | 이수페타시스 | 약 1600억원 |
| 파운드리 | DB하이텍 | 약 1200억원 |
| 후공정 | 이오테크닉스 | 약 600억원 |
| 후공정 | 하나마이크론 | 약 600억원 |
| 장비 | 디아이 / 케이씨텍 | 각 약 500억원 |
반도체 바깥에서도 매수는 있었습니다. 우리금융지주 4800억원, HMM 1000억원, HD현대중공업 900억원이 대표적입니다. 금융·해운·조선은 메모리 가격과 직접 연동되지 않는 업종입니다.

물론 금액의 체급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매수 상위 종목을 전부 더해도 1조원 안팎이고, SK하이닉스 한 종목 매도액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외국인이 반도체를 다시 사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으면 과장입니다. 다만 21조원을 던지는 와중에도 포트폴리오 안에서 종목을 갈아끼우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의미가 있습니다. 전면적인 한국 이탈이라면 굳이 중소형 기판주를 담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왜 하필 기판·후공정이었을까
이번 하락의 직접적인 방아쇠는 중국 CXMT의 D램 셀 구조 기술 진전 소식이었습니다. 범용 D램 가격 경쟁이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메모리 투톱의 밸류에이션을 직접 때렸습니다. 반면 AI 서버용 고다층 기판이나 후공정, 레거시 파운드리는 범용 D램 가격과 수익 구조가 다릅니다. 수요처가 메모리 현물가격보다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에 더 가깝게 연동됩니다.
업종 지수도 이 차이를 보여줍니다. 이번 한 주 반도체 업종은 15.8%, IT하드웨어는 14.3% 하락한 반면 운송 업종은 1.9% 올랐습니다. AI 투자는 유지되는데 메모리 가격만 흔들린다는 시나리오에 매수 쪽이 베팅했다고 해석할 여지가 생깁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외국인이 샀다고 해서 그 종목들이 올랐던 것은 아닙니다. 이수페타시스는 10월 1일 11만9000원대에 거래되다가 10월 15일 장중 9만6800원까지 12.95% 급락했고, 10월 16일에야 9만9100원으로 2.91% 반등했습니다. 외국인은 떨어지는 과정에서 물량을 받아낸 쪽이었습니다. 매수가 곧 성과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10월 16일 반등이 남긴 단서
10월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3.83포인트(2.05%) 오른 5668.05로 마감하며 8거래일 만에 상승했습니다. 코스닥은 33.96포인트(4.46%) 급등한 794.78로 마쳤고, 장중 상승폭이 5%를 넘어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13.2원 내린 1331.4원으로 마감해 환 쪽 압력이 한 템포 풀렸습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414억원을 순매수하며 9거래일 만에 매수로 돌아섰습니다. 삼성전자를 1819억원 사들였고, 주가는 2.62% 올랐습니다. SK하이닉스는 730억원 순매도였지만 주가는 0.79% 상승했습니다. 현대차가 5.58%, 삼성생명이 4.61% 오르며 비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반등을 거들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을 1조1391억원 순매도했습니다. 현물로 산 금액의 3배가 넘습니다.
이 조합은 방향성 베팅이라기보다 헤지에 가깝습니다. 현물 비중을 일부 되돌리면서도 지수 하락 위험은 선물로 덮어둔 모양새입니다. 전기·전자 업종 전체로는 1219억원 순매도였다는 점도 같이 봐야 합니다. 삼성전자 개별 매수와 업종 순매도가 공존했다는 것은, 종목 선별이 업종 전반에 대한 신뢰 회복보다 앞섰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장중 흐름도 깔끔하지는 않았습니다. 코스피는 장중 5809.94까지, 전일 대비 4.60% 올랐다가 종가 5668.05로 141.89포인트를 반납했습니다. 반등은 났지만 고점을 지키지 못한 하루였습니다.
한 걸음 물러나서 보면
저는 이번 10월 수급을 한국 시장 철수라기보다 메모리 비중 축소와 공급망 선별 매수가 겹친 국면으로 읽는 쪽에 조금 더 무게를 둡니다. 근거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매도가 종목별로 선명하게 갈렸습니다. 순매도 상위 1~3위가 모두 메모리 익스포저였고, 순매수 상위에는 기판·후공정·파운드리와 금융·조선·해운이 올랐습니다. 지수를 통째로 던지는 자금이라면 이런 선별은 나오기 어렵습니다. 둘째, 10월 16일 외국인이 현물을 사면서도 선물을 1조원 넘게 판 것은 포지션을 완전히 비우지는 않되 변동성에는 대비한다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셋째, 코스피가 주요국 중 홀로 18.6% 빠진 이유가 메모리 투톱 쏠림이라면, 그 쏠림을 줄이는 거래가 나오는 것 자체는 구조적으로 자연스럽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이 해석이 틀릴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요. 두 가지를 보고 있습니다. 하나는 매수 금액의 체급입니다. 1조원 안팎의 공급망 매수는 16조원대 대형주 매도 앞에서 통계적 잡음일 수 있습니다. 비중 조절이 아니라 단순히 유동성 좋은 종목부터 팔다 보니 생긴 잔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CXMT 이슈의 성격입니다. 지금은 범용 D램에 국한된 악재로 취급되고 있지만, 기술 진전이 서버 D램 영역까지 번진다는 신호가 나오면 기판·후공정도 같은 배를 타게 됩니다. 그 경우 지금의 선별 매수는 근거를 잃습니다.
또 하나 솔직하게 인정할 부분이 있습니다. 10월 16일 반등은 7거래일 연속 하락 뒤에 나온 기술적 되돌림의 성격이 짙습니다. 장중 고점에서 141.89포인트를 반납한 마감, 코스닥에서의 외국인 931억원 순매도, 기관 6825억원과 개인 4680억원 순매도가 그 증거입니다. 하루치 수급으로 추세 전환을 말하기에는 이릅니다.
다음 주에 확인할 지표와 일정
지수 레벨 자체는 아직 불안정합니다. 코스피는 10월 8일 종가 6625.93과 비교하면 957.88포인트, 비율로는 14.46% 낮은 수준입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5100~6100선을 제시했는데, 상단과 하단의 폭이 1000포인트에 달한다는 것 자체가 변동성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는 신호입니다.

| 날짜 | 일정 | 보는 이유 |
|---|---|---|
| 10월 19일 | 중국 3분기 GDP(컨센서스 4.4%)·9월 소매판매·산업생산 | 중국 수요가 꺾이면 소재·화학·조선까지 번집니다 |
| 10월 20일 | 미국 9월 주택착공건수 | 금리 레벨이 실물에 얼마나 전가됐는지 확인합니다 |
| 10월 22일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3.00% 동결 전망) | 환율과 외국인 수급에 직결됩니다 |
| 10월 23일 | 10월 S&P글로벌 PMI | 경기 모멘텀의 조기 신호입니다 |
| 10월 하순 | 삼성전자·SK하이닉스 3분기 확정 실적 | 장기공급계약(LTA)과 메모리 가격 코멘트가 핵심입니다 |
수급 쪽에서 제가 보려는 숫자는 세 개입니다. 첫째, 외국인 코스피200 선물 누적 포지션입니다. 현물을 사면서 선물을 파는 조합이 유지되는지, 아니면 선물 매도가 줄어드는지가 태도 변화를 가장 빨리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둘째, 기판·후공정 종목에 대한 순매수가 10월 하순에도 이어지는지입니다. 이어진다면 선별 매수라는 해석이 강해지고, 끊긴다면 잔여 거래였다는 쪽이 유력해집니다. 셋째, 원·달러 환율입니다. 1331.4원까지 내려온 흐름이 유지되면 외국인 입장에서 환차손 부담이 줄어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매체마다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집계 범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국거래소 거래만 세면 10월 1~15일 기준 18조100억원이고,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거래 2조6800억원을 합하면 20조6900억원이 됩니다. 기간을 10월 2~15일로 잡은 집계에서는 17조8345억원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수치를 비교할 때는 집계 기관과 기간을 함께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외국인이 기판·후공정주를 샀다는 건 바닥 신호인가요?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매수 금액 자체가 매도 금액의 5% 수준이고, 외국인이 사들인 이수페타시스조차 10월 중순 급락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수급의 방향이 갈렸다는 사실과 그 종목의 주가가 오른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10월 16일 반등은 추세 전환으로 볼 수 있나요?
하루 데이터로 판단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합니다. 코스피가 장중 고점 5809.94에서 141.89포인트를 반납했고, 외국인은 선물을 1조1391억원 순매도했으며, 기관과 개인은 합쳐 1조1505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반등의 질을 따지려면 최소한 며칠간 수급이 같은 방향으로 유지되는지를 봐야 합니다.
지금 코스피의 가장 큰 변수는 무엇인가요?
메모리 가격 전망과 그에 따른 외국인 수급입니다.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이 두 종목의 방향이 지수 방향과 거의 일치합니다. 10월 하순 두 회사의 실적 발표에서 나올 메모리 수요와 가격 코멘트가 당분간 가장 큰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자료
- 파이낸셜뉴스 이달 21조 던진 외국인…삼전·닉스 팔았지만 반도체 공급망은 샀다 (2026.10.16)
- 뉴스핌 [마감시황] 코스피, 8거래일 만에 반등해 5660선 회복…코스닥 4%대 상승 (2026.10.16)
- 서플 코스피 8거래일 만에 반등…외국인 현물 사고 선물 1.1조 팔아 (2026.10.16)
- 스페셜타임스 외국인, 10월 코스피서 17조8천345억원 순매도…지수 7.57% 하락 (2026.10.15)
- 한국일보 세계서 가장 뜨거웠던 코스피, 가장 빨리 식었다…하락률 1위 (2026.10.16)
- 서플 [주간증시전망] 코스피, CXMT·금리 충격에 흔들…다음주 5100~6100선 전망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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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도표는 위 참고 자료에서 확인한 수치로 직접 제작했습니다. 지수·등락률·순매수 금액은 한국거래소와 각 매체 집계 기준이며, 집계 기관과 기간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공개된 자료를 정리하고 해석한 개인 분석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전망과 해석은 작성 시점의 정보에 기반한 것으로 이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본문 내용에 따른 투자 결과에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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