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79% 속 상승 종목이 하락의 2.5배
2026년 8월 28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123.49포인트(1.79%) 내린 6,788.88로 마감했습니다. 삼성전자(-3.38%)와 SK하이닉스(-4.45%)가 지수를 끌어내렸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586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기관도 2,842억원 매도 우위로 가세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지수만 보면 놓치는 숫자가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 마감한 종목은 640개로 하락 종목 238개의 2.5배에 달했습니다. 업종별로도 화학(+3.83%), 섬유·의류(+3.09%), 음식료·담배(+2.68%) 등 상승 업종이 하락 업종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지수는 빠졌는데 종목 대부분은 올랐다는 뜻입니다.
코스닥도 비슷한 흐름이었습니다. 지수는 0.76포인트(0.09%) 오른 838.41로 강보합 마감했지만, 상승 종목이 957개로 하락 690개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이날의 시장은 ‘지수의 착시’ 그 자체였습니다.
8월의 숨은 승자: 건설업 +30%, 기계 +17%
시야를 하루가 아닌 한 달로 넓히면 그림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코스피 업종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건설업으로, 한 달 동안 무려 30.32% 뛰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상승률이 3.73%였으니 시장 평균의 8배가 넘는 성과입니다.
건설업 내에서도 개별 종목의 상승폭은 놀라운 수준이었습니다. 금호건설이 77.06%로 선두를 달렸고, 자이에스앤디(72.50%), GS건설(53.94%), 대우건설(49.84%), 한미글로벌(42.23%)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한 달 만에 주가가 두 배 가까이 오른 종목이 나온 셈입니다.
건설 다음으로는 기계·장비(+17.56%), 금속(+16.45%), 화학(+13.40%), 일반서비스(+13.08%), 통신(+11.92%)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들 업종의 공통점은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AI 테마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전통 산업이라는 것입니다. 실적 개선 기대와 정책 모멘텀이 맞물리면서 한꺼번에 매수세가 유입된 모습입니다.
삼성전자·하이닉스, 8월에 오히려 마이너스
올해 국내 증시를 주도해온 반도체 ‘투톱’은 정반대의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매일경제 집계에 따르면 8월 3일부터 27일까지 삼성전자는 26만2,500원에서 26만원으로 0.95% 하락했고, SK하이닉스도 171만8,000원에서 170만6,000원으로 0.70% 내렸습니다.
28일에는 낙폭이 더 컸습니다. 삼성전자는 3.38% 내린 25만7,000원, SK하이닉스는 4.45% 내린 165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간밤 엔비디아가 8.74% 급등했는데도 국내 반도체주는 역행한 것입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한 ‘반도체 완제품 관세 검토’ 소식이 직접적 악재였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칩뿐 아니라 노트북, 게임 콘솔, 데이터센터 서버 등 반도체가 들어가는 완제품까지 고강도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하드웨어 기업 수익성 부담,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경계심까지 겹치면서 반도체 대형주는 삼중 압박을 받았습니다.
중소형주의 역습: 대형주 대비 5배 수익률

8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시가총액 규모별 수익률 격차입니다. 코스피200 지수는 8월 들어 2.86%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코스피200에서 제외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200 제외 코스피지수’는 같은 기간 11.77% 올랐습니다. 4배가 넘는 차이입니다.
코스피200 중소형주 지수의 상승률은 15.33%에 달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 대형주가 3.11% 오르는 동안 중형주는 12.09%, 소형주는 9.13% 뛰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몇몇이 지수를 끌어올리던 상반기 장세와는 완전히 다른 풍경입니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몇 종목이 시장 전체를 이끌던 ‘쏠림 장세’에서 중소형주와 비반도체 업종으로 온기가 퍼지는 ‘확산장’으로 전환된 것이 8월의 핵심 변화입니다.
외국인 수급 4조8천억 대이동
확산장의 실체는 외국인 수급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 8월 들어 27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조4,641억원, SK하이닉스를 1조3,499억원어치 순매도했습니다. 두 종목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만 4조8,140억원에 달합니다.
그 자금은 어디로 갔을까요. 외국인은 같은 기간 삼성SDI를 4,803억원어치 순매수했고, LG에너지솔루션(2,514억원), NAVER(2,342억원), 두산에너빌리티(2,254억원), 고려아연(2,184억원) 등 비반도체 종목에 자금을 분산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것은 건설주 유입입니다. 외국인은 8월 GS건설을 2,018억원 순매수했고, 현대건설 1,646억원, 대우건설 1,108억원을 사들였습니다. 건설 3사에만 4,772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들어온 셈입니다. 반도체 투톱에서 빠진 4.8조원 중 약 10%가 건설업 한 곳으로 몰린 것입니다.
한편 기타법인의 움직임도 눈에 띕니다. 삼성전자의 임직원 주식보상 목적 자사주 매입과 SK하이닉스의 자사주 소각용 매입 영향으로, 기타법인은 28일까지 7거래일 연속 매일 1조원 이상 순매수하며 주요 수급 주체로 떠올랐습니다.
왜 건설주였나: 실적 회복과 정책 모멘텀
건설주 폭등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습니다. 먼저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입니다. 2024~2025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원가율 급등으로 어닝 쇼크를 겪었던 주요 건설사들이 올 하반기부터 수익성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뉴스핌 보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PF 잔액을 6조원대에서 2조원대로 줄이고 원가율도 80%대로 낮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정책 모멘텀도 겹쳤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영호남 산업용 전기료 최대 10% 인하’ 와 같은 지역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가 건설 수주 기대감을 높이고 있고,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주택 수요가 꺾이지 않으면서 분양 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해외 수주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중동 재건 수요와 동남아 인프라 프로젝트 확대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잔고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GS건설과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사우디·이라크 대형 플랜트 수주를 연이어 발표하며 실적 가시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VKOSPI(한국형 공포지수)가 50.08로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시장 변동성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는 점도 순환매를 뒷받침합니다. 변동성이 줄어들면 투자자들이 대형주 방어에서 벗어나 중소형·가치주로 눈을 돌릴 여유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하나
건설주 30%, 중소형주 15%라는 숫자는 인상적이지만, 그래서 이 흐름이 계속될 것이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순환매가 단순한 ‘눌림목 반등’이 아니라 시장 구조 자체가 바뀌는 초입일 가능성에 무게를 둡니다.
왜 그렇게 보느냐 하면, 첫째로 외국인 수급의 방향 전환이 일시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삼성전자·하이닉스에서 빠진 4.8조원이 특정 이벤트 때문이 아니라 한 달에 걸쳐 꾸준히 빠져나갔고, 그 자금이 10개 이상의 종목으로 분산 유입되고 있습니다. 이건 리밸런싱에 가깝습니다.
둘째로 미래에셋증권 김성근 연구원의 분석처럼, AI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빅테크·반도체에만 집중하기보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헬스케어, 전력설비 등으로 투자처를 넓히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판단이 틀릴 수 있는 조건도 있습니다. 만약 워시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어서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살아나면, 자금은 다시 성장주·반도체로 쏠릴 수 있습니다. 또한 건설주의 경우 30%라는 단기 급등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확인할 지표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29일 예정된 워시 의장 연설의 톤. 둘째, 9월 첫째 주 건설 업종의 거래대금 추이(순환매의 지속력). 셋째, 외국인의 비반도체 순매수가 9월에도 이어지는지 여부입니다. 증권가에서는 9월 코스피 예상 범위를 6,500~8,000으로 넓게 잡고 있는데, 그 폭 자체가 현재 시장의 불확실성을 말해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건설주 상승이 이미 늦은 건 아닌가요?
한 달 30% 상승은 상당한 수준이지만, PF 부실 시기 주가가 2023년 고점 대비 50~70% 빠졌던 종목이 대부분입니다. 실적 정상화가 확인되면 추가 상승 여력은 있으나, 단기 차익실현 구간이 올 수 있으므로 분할 접근이 합리적입니다.
Q. 반도체주는 이제 끝난 건가요?
8월 부진은 관세 불확실성과 금리 부담이라는 일시적 악재가 겹친 결과입니다. 엔비디아 실적이 보여주듯 AI 수요 자체는 여전히 강합니다. 다만 반도체 ‘독주’에서 ‘다업종 동반 상승’으로 시장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점은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외국인 수급 변화를 어떻게 추적하나요?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data.krx.co.kr)에서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일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업종별·종목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변화를 주 단위로 점검하면 자금 흐름의 방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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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연합뉴스 삼전·닉스 내리자 코스피 1.79% 하락 마감…코스닥은 강보합(종합) (2026.08.28)
- 매일경제 “삼전닉스만 바라보다 놓쳤다”…8월 수익률 더 높았던 업종은? (2026.08.28)
- 뉴스핌 [특징주] 지니언스, AI 사이버 위협 경고에 20%대 급등 (2026.08.28)
- 뉴스1 9월 코스피 6500~8000 전망…”반도체 이익·美 장기금리 관건” (2026.08.28)
- 한국거래소 KRX 정보데이터시스템 투자자별 매매동향 (2026.08.28)
본문의 도표와 인포그래픽은 공개된 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직접 제작한 것입니다.
투자 자문 안내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습니다. 투자 결정 전 반드시 다양한 자료를 참고하시고, 필요시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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