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코스피를 설명할 때 보통 외국인 순매도와 AI 수익성 논란이 먼저 나옵니다. 그런데 이번 달 지수가 유독 빠르게, 그리고 장중에 유독 험하게 움직인 이유를 보려면 개인의 레버리지를 따로 떼어 봐야 합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 기준으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월 12일 34조 2887억원에서 10월 21일 30조 2710억원으로 9거래일 만에 4조 177억원이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시장에서는 반대매매가 쉴 새 없이 터졌습니다. 이 글은 그 4조원이 어디로 갔는지, 그리고 그 돈이 빠지는 동안 개인이 무엇을 샀는지를 숫자로 따라가 봅니다.
9거래일 만에 사라진 4조원, 신용융자 잔고가 말하는 것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그 주식을 담보로 잡히는 거래입니다. 담보 평가액이 일정 비율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투자자 동의 없이 주식을 처분합니다. 이것이 반대매매입니다. 그래서 신용융자 잔고는 단순한 대출 통계가 아니라 하락장에서 자동으로 매물이 되어 나올 물량의 크기이기도 합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신용융자 잔고는 9월 21일 33조 555억원에서 10월 12일 34조 2887억원까지 늘었습니다. 3주 남짓 사이에 1조 2000억원 넘게 쌓였습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무너졌습니다. 10월 21일 잔고는 30조 2710억원으로, 전날보다 하루에만 2428억원이 줄었습니다. 고점 대비 감소 폭은 4조 177억원, 비율로는 11.7%입니다. 한 달 전인 9월 21일과 비교해도 2조 7845억원이 사라졌습니다. 아주경제가 10월 23일 보도한 집계 기준입니다.
이 수준은 8월 11일의 30조 387억원 이후 가장 낮습니다. 즉 10월 한 달 동안 개인은 9월 내내 쌓아 올린 빚을 전부 반납하고 두 달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셈입니다.

자발적 상환과 강제 청산은 구분해야 합니다
4조원이 전부 반대매매로 날아간 것은 아닙니다. 잔고 감소분에는 투자자가 스스로 주식을 팔아 빚을 갚은 금액, 담보 부족으로 증권사가 강제로 처분한 금액, 주가 하락으로 평가액만 줄어든 부분이 섞여 있습니다. 다만 세 경우 모두 결과적으로는 시장에 매도 물량으로 나왔거나, 추가 매수 여력이 사라졌다는 점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신용 계좌는 한 번 담보가 깨지면 다시 채워 넣기 전까지 신규 매수가 막히기 때문에, 잔고가 줄어드는 국면에서는 개인의 저가 매수 여력 자체가 함께 줄어듭니다.
반대매매 5,337억원, 어디서 터졌나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9월 21일부터 10월 21일까지 한 달 동안 5336억 8200만원이 발생했습니다. 날짜별로 보면 집중 구간이 뚜렷합니다. 10월 8일만 해도 하루 63억 5000만원 수준이던 반대매매는 10월 13일 593억 5000만원으로 아홉 배 가까이 뛰었고, 10월 14일에는 893억 3600만원으로 한 달 중 최대치를 찍었습니다. 이어 15일 804억 9800만원, 16일 572억 4800만원이 이어졌습니다. 14~16일 사흘에만 2270억 8200만원, 한 달 전체의 43%가 몰렸습니다.
이 사흘이 어떤 날이었는지 겹쳐 보면 그림이 선명해집니다. 코스피는 10월 2일 7003.74에서 13일 6035.35까지 밀린 뒤, 15일에는 하루에만 454.59포인트(7.57%) 떨어진 5554.22로 마감했습니다. 그날 장중에는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함께 발동됐습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10월 8일 종가 36.81에서 15일 장중 57.22까지 올라 4거래일 만에 50% 넘게 뛰었습니다.
반대매매는 주가가 떨어진 그날 터지는 것이 아니라, 떨어진 다음 날 아침 동시호가에 나옵니다. 13일 급락 뒤 14일 893억원, 15일 급락 뒤 16일 추가 물량이라는 하루 시차가 10월 중순 장 초반의 낙폭을 키운 한 축이었다고 봅니다.
다행히 10월 하순으로 오면서 속도는 꺾였습니다. 10월 20일 226억원이던 반대매매는 21일 129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신용융자 잔고 자체가 4조원 가까이 빠지면서 강제 청산 대상이 될 물량이 먼저 소진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예탁금 89조 6343억원, 받아줄 돈이 먼저 말랐습니다
레버리지가 풀릴 때 지수가 얼마나 흔들리는지는 그 물량을 받아줄 대기자금이 얼마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쪽이 먼저 비었습니다. 투자자예탁금은 10월 21일 기준 89조 6343억원으로, 전날보다 6631억원 줄었습니다. 예탁금이 90조원을 밑돈 것은 올해 1월 14일(89조 3099억원) 이후 약 9개월 만입니다.
흐름을 보면 감소 속도가 더 눈에 띕니다. 10월 20일 기준 예탁금은 92조원으로 5거래일 연속 줄었고, 닷새 동안에만 8조 3000억원이 빠졌습니다. 같은 날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 4000억원까지 불었고, 직전 5거래일 반대매매 합계는 3407억원이었습니다. 6월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4개월여 만에 51조원이 증발한 셈입니다.
정리하면 10월 증시는 파는 쪽에는 강제 매도 버튼이 눌려 있고, 사는 쪽에는 현금이 말라 있는 조합이었습니다. 같은 규모의 매도가 나와도 지수가 더 크게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지수 낙폭을 숫자로 분해해 보면
10월 한 달 동안 코스피 시가총액은 5752조원에서 10월 16일 기준 4679조 4892억원으로 18.65% 줄었습니다.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입니다.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23.36% 감소한 1749조 2674억원, 시총 비중은 37.38%로 6개월 만의 최저였습니다. 외국인은 10월 1일부터 16일까지 17조 6854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종목별로는 쏠림이 훨씬 심했습니다. 10월 22일까지 SK하이닉스는 31.6%, 삼성전자는 20.7% 떨어졌습니다. 두 종목이 코스피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지수 하락의 상당 부분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왜 개인 레버리지가 반도체에 몰렸나
9월까지 코스피를 7000선 위로 끌어올린 주역이 반도체 대형주였기 때문입니다. 상승 구간에서 신용융자가 1조 2000억원 늘어난 자리와, 하락 구간에서 낙폭이 가장 컸던 자리가 상당 부분 겹칩니다. 레버리지는 오를 때 수익을 두 배로 키우지만, 담보가치가 떨어지는 속도도 두 배입니다. 반도체주가 20~30% 빠지는 동안 신용 계좌의 담보비율이 유지 기준 아래로 내려가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같은 달, 반대 방향으로 간 7,791억원
여기서 이번 10월의 가장 흥미로운 장면이 나옵니다. 강제로 5337억원이 팔려 나가는 동안, 개인은 레버리지 ETF를 7791억원어치 사들였습니다. 코스콤 집계를 인용한 10월 21일 이투데이 보도 기준으로, 최근 1주일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ETF 가운데 레버리지 상품 4종이 차지한 비중이 50.3%였습니다.
| 종목 | 개인 순매수(1주일) | 같은 기간 수익률 |
|---|---|---|
| KODEX 레버리지 | 3,352억원 | -18.05% |
|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 2,496억원 | -16.00% |
| KODEX 반도체레버리지 | 1,223억원 | -33.81% |
|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 | 720억원 | -28.93% |
| 합계 | 7,791억원 | — |
네 상품 모두 같은 기간 수익률이 두 자릿수 마이너스였습니다. 그런데도 돈이 들어왔다는 것은 여기가 바닥이라는 판단에 2배로 베팅한 자금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입니다. 신용융자가 4조원 줄어든 것과 레버리지 ETF에 7791억원이 들어온 것은 모순이 아닙니다. 빚을 내 개별 종목을 샀다가 쫓겨난 계좌와, 지수 반등에 걸겠다며 새로 들어온 계좌가 서로 다른 사람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레버리지 ETF의 복리 함정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따라갑니다. 누적 수익률이 2배가 되는 상품이 아닙니다. 운용업계 설명대로 등락을 반복하는 장세에서는 기초지수가 매수 당시 수준으로 회복해도 원금을 못 찾는 일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지수가 하루 10% 빠졌다가 다음 날 11.1% 오르면 지수는 제자리로 돌아오지만, 2배 상품은 20% 하락 뒤 22.2% 상승이라 원금의 97.8%에 그칩니다. VKOSPI가 50선을 오르내린 10월 같은 변동성 구간에서는 이 손실이 매일 조금씩 쌓입니다.

6월의 38조와 지금의 30조는 무엇이 다른가
신용융자 잔고는 올해 6월 22일 38조 5311억원으로 사상 최고를 찍었습니다. 코스피가 9000선을 넘보던 시기였습니다. 그 뒤 8월 4일에는 27조 4000억원까지 밀려 연중 최저를 기록했고, 9월 들어 다시 33조원대로 복원됐다가 이번에 30조원대로 내려앉았습니다. 넉 달 사이에 빚이 두 번 무너진 것입니다.
두 번의 하락은 성격이 다릅니다. 6~8월의 축소는 지수가 고점에서 긴 시간에 걸쳐 조정받는 동안 투자자들이 스스로 포지션을 줄인 쪽에 가까웠습니다. 반면 이번 10월은 2주도 안 되는 기간에 4조원이 빠졌고, 하루 893억원짜리 반대매매가 나왔습니다. 속도와 강제성이 다릅니다.
또 하나 다른 점은 현금 쿠션입니다. 6월에는 예탁금이 역대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레버리지가 풀려도 그 물량을 받아줄 돈이 뒤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89조원대로, 올해 1월 수준입니다. 같은 4조원이 풀려도 시장이 받는 충격의 크기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숫자를 어떻게 볼까
개인적으로는 이번 신용융자 축소를 아직 더 남았다는 쪽보다 급한 불은 지나갔다는 쪽에 조금 더 무게를 둡니다. 근거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반대매매 일별 금액이 10월 14일 893억원에서 21일 129억원으로 85% 줄었습니다. 둘째, 잔고 자체가 8월 저점인 27조 4000억원에 가까운 30조원대까지 내려와 추가로 강제 청산될 물량의 절대 크기가 작아졌습니다. 셋째, 코스피는 10월 23일 장중 5305.98까지 밀렸다가 5550.30으로 0.30% 오른 채 마감하며 244포인트를 되돌렸습니다. 투매가 나오는 날 받아주는 손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판단이 틀릴 수 있는 조건도 분명합니다. 예탁금입니다. 신용 물량이 줄어도 받아줄 현금이 계속 마르면 작은 악재에도 지수가 크게 흔들립니다. 예탁금이 89조원대에서 더 내려가 80조원대 중반으로 향한다면, 강제 청산은 끝났지만 수요도 함께 끝났다는 쪽으로 해석을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반대로 신용융자 잔고가 지금 수준에서 다시 빠르게 늘어난다면, 그것은 바닥을 확인한 매수가 아니라 다음 번 반대매매의 재료를 쌓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진짜 쟁점은 레버리지 ETF로 들어간 7791억원이라고 봅니다. 이 돈은 신용융자와 달리 반대매매가 없습니다. 담보비율 때문에 강제로 팔릴 일이 없으니 수급 통계에도 경고등으로 잡히지 않고, 버티는 동안 손실만 누적될 수 있습니다. 10월 변동성 구간에서 반도체레버리지가 1주일에 33.81% 빠진 것은 기초지수가 그만큼 빠졌기 때문만이 아니라 복리 손실이 함께 작동한 결과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빚은 줄었지만 드러나지 않는 레버리지는 늘었을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해석도 틀릴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 유입이 단기 트레이딩 자금이라면 반등 한 번에 대부분 빠져나가고 흔적도 남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 주에 확인할 지표와 일정
구체적으로 무엇을 보면 방향을 알 수 있을지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신용거래융자 잔고(금융투자협회, 매 영업일 공시) — 30조원 아래로 더 내려가는지, 아니면 다시 32~33조원대로 복원되는지. 복원 속도가 빠르면 다음 조정의 진폭이 커집니다.
- 투자자예탁금 — 89조원대에서 반등하는지가 관건입니다. 90조원을 회복하면 수요가 돌아왔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 일별 반대매매 금액과 위탁매매 미수금 — 미수금이 1조 4000억원 수준에서 줄어드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 — 10월 15일 장중 57.22까지 갔던 지수가 40선 아래로 내려오는지. 변동성이 낮아져야 레버리지 상품의 복리 손실도 멎습니다.
- 10월 28일 SK하이닉스, 29일 삼성전자 실적과 FOMC — 이번 달 낙폭이 가장 컸던 두 종목의 실적이 나옵니다. 신용 계좌 담보가치의 상당 부분이 이 두 종목에 걸려 있는 만큼, 실적 결과가 개인 레버리지의 안정에도 직접 영향을 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반대매매는 정확히 언제 나오나요?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담보유지비율(보통 140% 안팎)이 깨지면 다음 날 투자자에게 추가 납입을 요구하고, 그래도 채워지지 않으면 그 다음 거래일 시초가 동시호가에 하한가 수준으로 주문을 냅니다. 급락한 날이 아니라 하루 이틀 뒤 장 초반에 물량이 쏟아지는 이유입니다.
신용융자 잔고가 줄면 무조건 바닥인가요?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올해 8월 4일 27조 4000억원까지 줄었다가 9월에 다시 33조원대로 늘어난 사례가 있습니다. 잔고 감소는 강제 매물 압력이 줄었다는 뜻일 뿐, 그 자체가 수요가 돌아왔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예탁금, 거래대금과 함께 봐야 합니다.
레버리지 ETF도 반대매매가 있나요?
ETF 자체에는 없습니다. 현금으로 샀다면 담보비율 문제로 강제 처분될 일이 없습니다. 다만 레버리지 ETF를 신용으로 매수했다면 일반 주식과 똑같이 반대매매 대상이 됩니다. 또 강제 청산이 없는 대신, 일간 2배 추종 구조에서 오는 복리 손실은 보유 기간 내내 쌓입니다.
미수금과 신용융자는 어떻게 다른가요?
미수금은 결제일까지 대금을 내지 못한 외상 거래로, 기간이 아주 짧고 정해진 날까지 못 채우면 바로 반대매매로 넘어갑니다. 신용융자는 증권사와 약정을 맺고 통상 90일 안팎을 빌리는 정식 대출입니다. 기사에 나오는 반대매매 금액은 보통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를 가리킵니다.
참고 자료
- 아주경제 한 달 새 반대매매 5300억, 빚투 잔고도 고점 대비 4조 감소 (2026.10.23)
- 아시아경제 급락장에 발 빼는 투자자들, 대기자금 9개월래 최저 (2026.10.22)
- 이투데이 급락장에도 반등 베팅, 레버리지 ETF로 몰린 개미들 (2026.10.21)
- 뉴스1 예탁금 5거래일째 줄어 92조, 9개월래 최저, 급락장에 미수금 증가 (2026.10.20)
- 파이낸셜뉴스 외국인 이탈세 심화, 코스피 시총 비중 37%로 6개월 만에 최저 (2026.10.18)
- 한국경제 코스피 7% 폭락했는데 빚투 34조원, 반대매매 두 달 만에 최대 (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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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도표는 위 참고 자료에서 확인한 수치로 직접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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