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직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9월 23일, 코스피는 7,080.92로 장을 마쳤습니다. 한 주 동안 186.69포인트, 비율로는 2.71% 오른 숫자입니다. 지수만 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한 주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방산주는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한화시스템이 7.63%,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가 6.99% 내렸고, 건설·기계 쪽에서도 대우건설이 7.77%, HD건설기계가 7.22% 빠졌습니다.
지수와 개별 종목이 따로 노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다만 이번처럼 지수가 2.71% 오르는 동안 특정 업종이 7%대로 밀리는 구도는 단순한 눈치보기가 아니라 시장이 무언가를 다시 계산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한 주 동안 무엇이 오르고 무엇이 내렸는지, 그리고 그 경계선을 그은 변수가 무엇이었는지를 수치로 짚어 보겠습니다.
숫자부터 확인합니다 — 7,080.92라는 종가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으로 9월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3.01포인트(0.90%) 오른 7,080.92에 마감했습니다. 코스닥은 10.10포인트(1.21%) 오른 844.48이었고, 원·달러 환율은 1,358.60원이었습니다.
장중 흐름은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개장 직후 7,153.99까지 올랐던 지수는 한때 7,014.98까지 밀렸다가 후반에 다시 올라와 7,080선을 지켰습니다. 고점과 저점의 폭이 139포인트, 종가 대비 약 2.0%였습니다. 연휴를 앞두고 포지션을 줄이려는 흐름과 반도체 쪽으로 몰린 매수가 하루 종일 부딪힌 결과로 보입니다.
주간으로 보면 더 선명합니다. 전주 종가 6,894.23에서 186.69포인트가 올랐으니 3거래일 만에 2.71%가 붙은 셈입니다. 9월 14일 장중 6,684.37까지 밀렸던 것을 감안하면 열흘 남짓 만에 396.55포인트를 되돌린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체감이 다를까요
같은 날 코스피에서 오른 종목은 311개, 내린 종목은 548개, 보합은 55개였습니다. 지수는 0.90% 올랐는데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의 1.76배였던 것입니다. 시가총액이 큰 몇 종목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동안, 숫자로 따진 대다수 종목은 반대 방향으로 갔다는 뜻입니다.
지수 2.71% 상승은 시장 전체의 성적표가 아니라, 시가총액 상위 몇 종목의 성적표에 가까웠습니다.
같은 주에 24% 오른 종목과 7.7% 내린 종목
머니투데이가 9월 26일 정리한 주간 등락률을 보면 양쪽 끝이 어디였는지 분명합니다. 오른 쪽은 반도체 기판과 소재·부품·장비에 몰려 있었고, 내린 쪽은 방산과 건설·기계에 몰려 있었습니다.
| 구분 | 종목 | 주간 등락률 | 9/23 종가 |
|---|---|---|---|
| 오른 쪽 | 코리아써키트 | +24.0% | – |
| 대덕전자 | +15.7% | – | |
| 이수페타시스 | +14.66% | – | |
| 삼성전자 | +9.39% | 285,500원 | |
| 내린 쪽 | 대우건설 | -7.77% | 17,440원 |
| 한화시스템 | -7.63% | 73,900원 | |
| HD건설기계 | -7.22% | 129,700원 | |
|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 -6.99% | 692,000원 |
흥미로운 대목은 반도체 안에서도 편차가 컸다는 점입니다. 삼성전자가 9.39% 오르는 동안 SK하이닉스는 0.27% 오르는 데 그쳤고, 기판 대장주인 삼성전기는 8.57% 상승했습니다. 즉 이번 주의 주인공은 메모리 대장주가 아니라 기판과 소부장이었습니다. 내년에도 메모리와 MLCC 공급이 빠듯할 것이라는 전망, 그리고 인공지능 투자 모멘텀이 되살아났다는 해석이 이 쪽으로 돈을 몰았습니다.
방산주를 누른 것 — 유가가 한 주 만에 7.9% 빠졌습니다
방산주가 밀린 배경으로는 두 가지가 같이 거론됩니다. 하나는 그동안의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이고, 다른 하나는 중동 리스크 완화입니다. 뒤쪽은 유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9월 2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은 전장 대비 2.33% 내린 배럴당 92.41달러에 마감했습니다. 브렌트유 11월물도 2.13% 하락한 104.32달러였습니다. 주간 기준으로 보면 WTI는 7.9% 급락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집계 기준 9월 중 고점이었던 105.8달러와 비교하면 12.7% 낮은 수준입니다.
유가를 끌어내린 것은 협상 기대였습니다
직접적인 계기는 이란 쪽에서 나왔습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유엔총회를 계기로 호르무즈 해협을 7일간 개방하겠다는 제안을 미국 측에 던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해협 정상화와 미·이란 협상 재개 기대가 유가를 눌렀습니다. 이란은 그 대가로 해상 봉쇄 해제와 동결 자산 해제 등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정학 리스크는 방산주에 두 갈래로 작용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심리와 수급을 자극하고, 중기적으로는 실제 수주로 이어져야 실적이 됩니다. 문제는 전자가 후자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입니다. 긴장이 고조될 때 먼저 오른 주가는, 긴장이 풀리는 기미만 보여도 먼저 빠집니다. 이번 주에 방산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가리지 않고 매물이 나온 것도 그 성격에 가깝습니다.
참고로 국내 주요 방산 5개사의 수주잔고는 1분기 기준 100조 1,574억 원으로 집계된 바 있습니다. 수주잔고 자체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추가 수주 기대가 붙었다 떨어진 것이 이번 주 주가에 반영됐다고 보는 편이 사실에 가깝습니다.
건설·기계를 누른 것 — 5.16%라는 금리
건설과 기계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여기서는 금리가 가장 큰 변수입니다.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9월 25일 기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1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금리가 높으면 차입 비용이 곧바로 원가로 들어오는 업종부터 실적 추정치가 깎입니다. 건설은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공사대금 회수 구조 전체가 금리에 물려 있고, 건설기계는 고객사의 설비투자 결정이 금리에 민감합니다. 같은 고금리 환경에서도 반도체와 전력기기처럼 인공지능 투자 수요가 직접 들어오는 업종은 이자 부담을 상쇄할 여지가 있지만, 그런 수혜가 없는 업종은 이자 부담이 그대로 남습니다. 이번 주 등락률이 업종별로 갈린 것은 이 차이를 시장이 다시 계산한 결과로 읽힙니다.

수급으로 본 갈림길 — 개인 6조 순매도, 기타법인 4조9천억 순매수
누가 사고 누가 팔았는지를 보면 그림이 한 번 더 선명해집니다. 파이낸셜뉴스가 인용한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 9월 21일부터 23일까지 유가증권시장 투자자별 누적 순매수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기타법인 +4조 9,330억 원 — 자사주 매입 등 법인 계정이 포함되는 주체입니다.
- 기관 +1조 7,128억 원
- 외국인 -4,191억 원
- 개인 -6조 2,020억 원
기간을 조금 넓혀 9월 14일부터 23일까지로 잡으면 규모가 더 커집니다. 같은 집계에서 외국인은 9조 1,819억 원, 개인은 6조 4,734억 원을 순매도했고, 기타법인이 13조 820억 원, 기관이 2조 5,928억 원을 순매수했습니다. 기관 안에서는 금융투자가 3조 627억 원을 사들여 매수의 중심에 있었고, 투신과 연기금 등은 매도 우위였습니다.
이 구도가 말해주는 것
지수를 396포인트 되돌린 열흘 동안, 시장의 두 축인 외국인과 개인은 합쳐서 15조 원 넘게 팔았습니다. 그 물량을 기타법인과 기관이 받아냈습니다. 매수 주체가 소수로 집중되면 지수는 오르지만 상승의 폭은 좁아집니다. 9월 23일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의 1.76배였던 것, 그리고 반도체 밖 업종이 무더기로 밀린 것은 이 수급 구조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이 격차를 어떻게 볼까
여기서부터는 제 해석입니다. 이번 주 업종 간 격차를 두고 두 가지 읽기가 가능합니다.
첫 번째는 정상적인 순환매라는 해석입니다. 방산은 올해 지정학 리스크를 타고 크게 올랐고, 그 기대가 유가 하락으로 일부 되돌려진 것뿐이라는 시각입니다. 돈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반도체 기판과 소부장으로 옮겨갔을 뿐이고, 이런 자리 바꿈은 강세장에서 흔한 일입니다. 이 해석이 맞다면 유가가 다시 튀거나 신규 수주가 확인될 때 방산은 제자리를 찾을 여지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매수 주체가 좁아진 쏠림이라는 해석입니다. 외국인과 개인이 대규모로 판 자리를 기타법인과 기관이 메우는 구조에서는, 사는 쪽이 고를 수 있는 종목 수가 한정됩니다. 그래서 유동성이 큰 대형 반도체와 그 밸류체인에만 돈이 들어가고 나머지는 방치됩니다. 이 경우 지수 상승은 시장 전체의 체력이 아니라 몇 종목의 체력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쪽에 조금 더 무게를 둡니다. 순환매라면 방산에서 빠진 돈이 다른 업종 여러 곳으로 흩어져야 하는데, 9월 23일 기준 하락 종목이 548개로 상승 종목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특정 업종으로 자리를 옮겼다기보다, 지수를 만드는 종목들만 남고 나머지는 같이 밀렸다는 쪽에 더 가까운 그림입니다.
다만 이 판단은 틀릴 수 있습니다. 연휴를 사흘 앞둔 거래일은 원래 포지션 정리가 몰려 종목 폭이 좁아지기 쉽습니다. 3거래일짜리 주간 데이터로 시장 구조를 단정하기에는 표본이 짧다는 점도 인정해야 합니다. 재개장 후 한 주를 더 봤을 때도 상승 종목 수가 늘지 않는다면 그때는 쏠림 쪽 해석에 확신을 더할 수 있고, 반대로 상승 종목 수가 회복되면 이 판단은 수정되어야 합니다.

9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확인할 일정
재개장 첫 주에 답을 줄 만한 일정이 촘촘하게 붙어 있습니다.
- 9월 28일(월) — 국내 증시 재개장. 미국이 미·중 무역협상의 세부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무역 불확실성이 실제로 줄었는지를 시장이 평가하는 첫 자리가 됩니다.
- 9월 30일(수) — 미국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마이크론 실적이 같은 날 나옵니다. 물가가 예상보다 강하면 국채금리 부담이 커지고, 마이크론의 가격 가이던스는 국내 메모리주에 직접 연결됩니다.
- 10월 1일(목) — 한국 9월 수출입통계.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유지되는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기 방향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 10월 2일(금) — 미국 9월 고용보고서와 한국 9월 소비자물가. 고용이 강하게 나오면 금리 인하 기대가 뒤로 밀립니다.
이와 별개로 유가와 호르무즈 협상 진행 상황은 방산주를 볼 때 계속 따라가야 할 변수입니다. 협상이 실제 합의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다시 틀어지는지에 따라 이번 주 하락이 되돌려질 수도 있고 더 깊어질 수도 있습니다.
증권가 전망도 참고할 만합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PCE 물가와 마이크론 실적에 대해 “기대와 현실 간 간극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밸류에이션 정상화 속도를 늦출 수는 있어도 방향성 변화는 제한적”이라고 봤고, 1차 반등 목표치로 7,600선을 제시했습니다. 어디까지나 한 증권사의 전망치이며 실제 지수를 보장하는 숫자는 아닙니다.
정리하면
9월 넷째 주 코스피는 7,080.92로 마감하며 3거래일 만에 2.71% 올랐습니다. 하지만 그 상승은 반도체 기판과 소부장에 집중됐고, 방산과 건설·기계는 7%대로 밀렸습니다. 코리아써키트가 24% 오르는 동안 한화시스템은 7.63% 내린 한 주였습니다.
갈림길을 만든 변수는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하나는 WTI 92.41달러로 내려앉은 유가이고, 호르무즈 해협 협상 기대가 그 배경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5.16%에 머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입니다. 앞의 것은 방산의 기대를 깎았고, 뒤의 것은 금리에 민감한 업종의 실적 추정치를 눌렀습니다.
수급은 이 구도를 뒷받침합니다. 열흘 동안 외국인과 개인이 15조 원 넘게 판 물량을 기타법인과 기관이 받아냈고, 그 결과 지수는 올랐지만 오른 종목은 311개, 내린 종목은 548개였습니다. 9월 28일 재개장 이후 상승 종목 수가 늘어나는지, 유가와 금리가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지가 이 그림이 순환매였는지 쏠림이었는지를 가려 줄 것으로 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지수가 올랐는데 왜 제 종목은 안 올랐나요?
9월 23일 코스피에서 오른 종목은 311개, 내린 종목은 548개였습니다. 코스피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라 삼성전자처럼 덩치가 큰 종목이 오르면 지수는 올라갑니다. 그래서 지수 상승률과 보유 종목 수익률이 따로 움직이는 구간이 생깁니다. 이럴 때는 지수보다 상승·하락 종목 수를 같이 보는 편이 시장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유가가 내리면 방산주는 항상 떨어지나요?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유가는 지정학 긴장을 재는 여러 지표 중 하나일 뿐이고, 방산 실적은 결국 수주 계약에서 나옵니다. 다만 이번처럼 긴장 완화 기대가 유가 하락과 방산주 하락에 동시에 반영되는 국면에서는 두 지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게 됩니다. 실제 수주 공시가 나오면 유가와 무관하게 주가가 움직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기타법인 순매수는 무슨 뜻인가요?
투자자별 매매동향에서 개인·외국인·기관에 속하지 않는 법인 계정을 묶은 분류입니다. 상장사가 자기 주식을 사들이는 자사주 매입이 대표적으로 여기에 잡힙니다. 기타법인 순매수가 급격히 늘었다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의 자발적 매수보다 기업 쪽 수요가 지수를 떠받쳤을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개별 종목별로 확인해야 정확한 성격을 알 수 있습니다.
9월 30일 마이크론 실적이 왜 국내 증시에 중요한가요?
마이크론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이고, 실적 발표 때 D램과 낸드의 가격·수요 전망을 함께 제시합니다. 세 회사가 같은 사이클을 공유하기 때문에 마이크론의 가이던스가 국내 메모리주의 단기 방향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쓰입니다. 특히 이번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어느 정도로 언급되는지가 관심사입니다.
참고 자료
- 파이낸셜뉴스 코스피 7000 되찾았는데…내 주식도 오를까, 반도체만 또 웃을까 (2026.09.27)
- 파이낸셜뉴스 추석 지나 다시 시험대 오른 증시…美 물가·마이크론 실적 주목 [주간 증시 전망] (2026.09.27)
- 머니투데이 “이게 추석 선물이지” 24% ‘껑충’…삼전닉스보다 더 뛴 이 종목 [김근희의 증시 랩업] (2026.09.26)
- 아주경제 [주간증시전망] 7000선 올라탄 코스피…유가·금리·반도체 실적 주목 (2026.09.26)
- 뉴스1 미국-이란 협상·호르무즈 재개 기대에 유가 하락…WTI 2.3%↓ (2026.09.26)
- 파이낸셜포스트 반도체가 지수 끌었다…코스피 7080.92·코스닥 844.48 상승 마감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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