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직전 코스피는 7,080.92로 마감했습니다. 전 거래일보다 63.01포인트, 0.90% 오른 수치이고 4거래일 연속 상승이었습니다. 지수만 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입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시장을 들여다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코스피 7000이 맞느냐”는 말이 계속 나왔습니다. 지수가 오르는 동안 정작 자기가 들고 있는 종목은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빠졌기 때문입니다.
이 괴리는 기분 탓이 아닙니다. 한국거래소 집계를 정리한 26일자 보도들을 보면, 9월 들어 코스피 상한가 종목 수가 연초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신고가는 마르고 신저가는 쌓이고 있으며, 하루에 오가는 돈도 석 달 전의 절반 아래로 줄었습니다. 오늘은 지수 뒤에 가려진 이 ‘시장의 폭’을 숫자로 뜯어보겠습니다.
지수 7,080과 체감 사이의 거리
먼저 지수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코스피는 9월 21일 7,007.72로 7,000선을 되찾은 뒤 22일 7,017.91, 23일 7,080.92로 올라섰습니다. 23일 장중에는 7,153.99까지 찍었다가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습니다. 코스닥도 23일 844.48로 전일 대비 1.21% 올랐습니다. 대형주 성적표도 화려했습니다. 삼성전자는 23일 28만 5,500원으로 8월 21일 이후 한 달 만에 28만원대를 회복했고, SK하이닉스는 186만 2,000원으로 7월 중순 이후 두 달 만에 180만원대에 다시 올라섰습니다.
문제는 이 상승이 어디까지 퍼졌느냐입니다. 9월 넷째 주 수급을 보면 개인이 5조 8,758억원, 외국인이 6,204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이 1조 5,997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개인과 외국인이 6조원 넘게 팔았는데도 지수가 올랐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오른 종목이 몇 개 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코스피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만 강하게 움직여도 충분히 올라갑니다.
지수가 오르는 것과 시장이 오르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9월 코스피는 전자에 가까웠습니다.
상한가 112개, 1월의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인용한 26일 보도에 따르면, 9월 1일부터 23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상한가로 장을 마친 종목은 112개였습니다. 1월 234개와 비교하면 52% 줄었고, 변동성이 가장 컸던 7월 261개와 비교하면 57% 축소된 규모입니다. 아직 9월이 며칠 남아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감소폭이 큽니다.
코스피 상한가는 68개에서 17개로
시장별로 나눠 보면 낙폭이 더 선명합니다. 코스피 상한가 종목은 1월 33개에서 시작해 2월 38개, 3월 47개, 4월 46개, 5월 52개, 6월 56개로 꾸준히 늘었고 7월에는 68개로 올해 월별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그런데 8월 37개로 반토막이 나더니 9월에는 23일까지 17개에 그쳤습니다. 7월 대비 4분의 1 수준입니다. 코스닥은 4월 223개가 정점이었고 8월 140개, 9월 95개로 내려왔습니다.
반대편에서는 하한가가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하한가로 마감한 종목은 9월 14개(유가증권시장 1개, 코스닥 13개)였습니다. 8월 한 달 전체가 12개였으니 이미 이를 넘어섰고, 1월 5개와 비교하면 두 배를 웃돕니다. 상한가는 줄고 하한가는 늘었다는 것은 개별 종목 단위에서 위로 튀는 힘보다 아래로 빠지는 힘이 강해졌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 구분 | 1월 | 7월 | 8월 | 9월(23일까지) |
|---|---|---|---|---|
| 상한가 합계 | 234개 | 261개 | 177개 | 112개 |
| 유가증권시장 상한가 | 33개 | 68개 | 37개 | 17개 |
| 코스닥 상한가 | — | — | 140개 | 95개 |
| 하한가 합계 | 5개 | — | 12개 | 14개 |
※ 한국거래소 집계를 인용한 2026년 9월 26일자 보도 기준. 표에 ‘—’로 둔 칸은 보도에서 수치가 공개되지 않은 구간입니다.
신고가는 마르고 신저가는 쌓였습니다

상한가보다 더 정직한 지표가 52주 신고가와 신저가입니다. 상한가는 하루 이벤트지만, 신고가와 신저가는 1년치 가격대에서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유가증권시장의 52주 신고가 마감 종목은 2월 207개, 4월 145개, 5월 127개로 상반기 내내 세 자릿수를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8월 31개, 9월 26개(21일까지)로 내려앉았습니다. 5월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입니다. 코스닥도 4월 256개, 5월 243개에서 7월 25개까지 떨어진 뒤 8월 44개, 9월 42개에 머물렀습니다.
반면 9월 52주 신저가 마감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73개, 코스닥시장 171개였습니다. 유가증권시장 기준으로 신고가 26개에 신저가 73개, 코스닥은 신고가 42개에 신저가 171개입니다. 지수가 연중 최고 수준 부근에 있는데 1년 최저가를 새로 쓰는 종목이 신고가 종목의 세 배에서 네 배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이 숫자만 따로 떼어 보면 강세장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9월에 눈에 띄게 오른 종목들의 면면도 이 흐름과 이어집니다. 연휴 직전 주에는 양자 기술 관련주로 꼽히는 우리넷이 상한가인 1만 2,120원까지 올랐고, 엑스게이트가 10.76% 상승한 1만 8,320원에 마감했습니다. 반도체와 그 주변, 그리고 양자·AI 같은 특정 테마로 매수세가 좁게 몰렸다는 뜻입니다. 테마 밖 종목들은 같은 날 신저가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거래대금은 6월의 42.6%, 대기자금은 100조 위

돈의 흐름도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9월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 4,54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6월 일평균 50조 3,471억원과 비교하면 42.6% 수준, 사실상 절반 아래입니다. 올해 월평균 기준으로는 가장 적은 규모입니다. 연휴 직전인 9월 18일 28조 1,050억원이었던 거래대금은 21일 20조 8,112억원으로 줄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대기자금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 기준으로 투자자예탁금은 9월 22일 100조 9,82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9월 15일 105조 3,275억원 이후 5거래일 만에 다시 100조원을 넘어선 것입니다. 투자자예탁금은 2월부터 8월까지 100조원을 웃돌다가 8월 26일 98조 9,177억원으로 내려간 뒤 90조원대에 머물러 왔습니다. 여기에 CMA 잔고도 9월 22일 105조 6,358억원으로 9월 17일 102조 2,626억원보다 늘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증권 계좌 언저리에 머물러 있는 돈은 200조원 넘게 쌓여 있는데, 실제로 하루 동안 사고팔리는 금액은 21조원대로 줄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거래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들어와 있는 돈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최근 한 주 사이 1조 8,000억원이 이른바 ‘대기실 ETF’로 불리는 파킹형 상품으로 몰렸다는 소식도 같은 맥락에서 읽힙니다.
무엇이 시장을 둘로 갈랐을까요
원인으로 가장 자주 지목되는 것은 금리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9월 24일 5.208%까지 올라 2007년 6월 이후 19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30년물도 5.46%로 22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금리가 이 정도로 올라가면 현금흐름이 먼 미래에 몰려 있는 기업, 즉 중소형 성장주의 할인율 부담이 커집니다. 반대로 지금 당장 실적을 내고 있는 대형 반도체주는 상대적으로 버틸 힘이 있습니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은행 자금이 공격적으로 주식시장에 들어왔지만 6~7월부터 신규 자금 유입이 둔화됐고, 기존 자금이 개별 종목 사이를 옮겨 다니는 양상이 나타난다고 분석했습니다. 고금리 국면에서 중소형주가 더 큰 부담을 받는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새로 들어오는 돈 없이 있던 돈만 도는 시장에서는, 결국 가장 확실해 보이는 소수 종목으로 자금이 모이기 쉽습니다.
연휴 동안 밖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국내 증시가 멈춰 있는 동안 뉴욕 증시는 계속 움직였습니다. 현지시간 25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78.64포인트, 0.93% 오른 5만 1,828.62로 마감했고 S&P500은 0.51% 오른 7,743.41, 나스닥종합지수는 0.5% 상승한 2만 7,068.72를 기록했습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로드맵을 제안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내려간 것이 배경으로 꼽혔습니다. 19년 만의 고금리에도 지수가 버틴 셈입니다. 국내 증시는 이 사흘치 변수를 28일 월요일 한 번에 받아내게 됩니다.
지수 대신 폭을 볼 때 보이는 것
여기서부터는 제 해석입니다. 저는 이번 9월의 숫자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 상한가 112개나 거래대금 21조원 같은 개별 수치가 아니라, 지수와 시장 폭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사실 자체라고 봅니다. 지수는 4거래일 연속 올랐는데 신저가 종목이 신고가 종목의 세 배가 넘었습니다. 이런 조합은 흔하지 않습니다.
진짜 쟁점은 이 쏠림을 ‘건강한 선별’로 볼지 ‘체력 저하’로 볼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자로 본다면, 고금리라는 환경에서 실적이 확인되는 반도체·AI 쪽으로 돈이 모이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고 지수 상승은 그 결과일 뿐입니다. 후자로 본다면, 신규 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상태에서 소수 종목만 떠받치는 구조라 그 소수가 흔들릴 때 완충 장치가 얇다는 의미가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 쪽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거래대금이 6월의 절반 아래로 줄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판단이 틀릴 수 있는 조건도 분명합니다. 투자자예탁금이 다시 100조원을 넘었고 CMA 잔고도 늘고 있다는 점은, 대기 중인 자금이 실제로 들어오기 시작하면 시장 폭이 빠르게 넓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중동 이슈와 금리 등 시장을 눌러온 매크로 변수가 전환점을 넘어섰다고 보면서, 추석 이후 미중 정상회담과 반도체 모멘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대기자금이 움직이는 계기가 생긴다면 9월의 숫자는 바닥을 다진 구간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제가 지금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지수 레벨이 아니라 신고가 종목 수입니다. 지수가 오르는데 신고가 종목이 늘지 않는다면 그 상승은 여전히 소수가 만든 것이고, 지수가 제자리인데 신고가 종목이 늘어난다면 그건 오히려 눈여겨볼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지수 하나만 보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국면이라고 생각합니다.
28일 재개장, 확인할 것들
국내 증시는 추석 연휴와 주말을 지나 28일 월요일에 다시 열립니다. 연휴 사흘치 해외 변수가 한 번에 반영되는 자리입니다. 구체적으로 확인해 볼 만한 것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일평균 거래대금 회복 여부 — 9월 일평균 21조 4,540억원이 25조원대 위로 올라서는지가 관심사입니다. 거래대금이 늘지 않은 채 지수만 오른다면 쏠림 구조는 그대로라는 뜻입니다.
- 52주 신고가 종목 수 — 9월 유가증권시장 26개, 코스닥 42개가 기준선입니다. 10월 들어 이 숫자가 늘어나는지를 보면 상승이 퍼지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 투자자예탁금 100조원선 유지 — 9월 22일 100조 9,826억원에서 다시 90조원대로 내려간다면 대기자금 유입 기대는 약해집니다.
- 미 국채금리 방향 — 10년물 5.208%가 더 올라갈지, 진정될지에 따라 중소형주가 받는 부담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 미중 정상회담과 3분기 실적 시즌 — 10월에 예정된 이벤트들이 반도체 이외 업종으로 관심을 넓히는 계기가 될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지수가 오르는데 왜 제 종목은 안 오르나요?
코스피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초대형주가 오르면 나머지 종목이 보합이거나 하락해도 지수는 오를 수 있습니다. 9월에는 유가증권시장 52주 신저가 종목이 73개로 신고가 26개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체감과 지수가 어긋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상한가 종목 수가 줄어든 게 왜 중요한가요?
상한가 종목 수는 시장에 위험을 감수하려는 자금이 얼마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간접 지표입니다. 9월 112개는 1월 234개의 절반, 7월 261개의 43% 수준입니다. 개별 종목으로 향하던 공격적인 자금이 줄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거래대금이 줄었는데 예탁금은 늘었다는 게 모순 아닌가요?
모순은 아닙니다. 투자자예탁금은 증권 계좌에 들어와 있지만 아직 주식을 사지 않은 돈이고, 거래대금은 실제로 체결된 금액입니다. 돈은 들어와 있는데 매수 버튼을 누르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9월 2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 100조 9,826억원, CMA 잔고 105조 6,358억원이 그 규모입니다.
추석 이후에는 보통 증시가 올랐다던데 맞나요?
과거 통계를 인용한 보도들이 있지만, 과거의 계절성이 특정 해의 방향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올해는 미 국채금리가 19년 만의 최고 수준이고 시장 폭이 좁아진 상태라는 점에서 조건이 다릅니다. 통계보다는 위에 정리한 거래대금과 신고가 종목 수 같은 실제 지표를 확인하시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참고 자료
- 헤럴드경제 ‘코스피 7000 맞나요’ 개미 울리는 쏠림장세…상한가 ‘반토막’, 신저가만 속출 (2026.09.26)
- 파이낸셜뉴스 지루한 박스권 장세…상한가·52주 신고가 종목수도 ‘뚝’ (2026.09.26)
- 더스쿠프 28만전자, 180만닉스, 7천피인데…거래대금은 6월의 ‘반토막’ (2026.09.26)
- 파이낸셜뉴스 “코스피 시즌2 오나요?”…증시 반등에 투자자예탁금 100조원 재돌파 (2026.09.26)
- 글로벌이코노믹 美 10년물 5.208%…19년 만의 고금리에 채권 매수론 부상 (2026.09.26)
- 한국경제 10년물 금리 2007년 이후 최고…美증시는 버텼다 [뉴욕증시 브리핑] (2026.09.26)
본문 도표는 위 참고 자료에서 확인한 수치로 직접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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