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3% 넘게 뛰었던 지수가 하루 만에 3.5% 넘게 빠졌습니다. 10월 2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1.89포인트(3.52%) 내린 5,533.77로 마감했고, 코스닥은 28.66포인트(3.62%) 하락한 764.10으로 장을 닫았습니다. 하루 사이의 등락만 보면 흔한 되돌림 같지만, 이날 지수를 끌어내린 두 종목이 공교롭게도 자사주 매입이라는 버팀목을 바로 전날과 이달 초에 각각 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는 점은 그냥 넘기기 어렵습니다. 두 회사가 그동안 시장에서 사들인 금액을 합치면 55조원입니다. 오늘은 이 55조원이 멈춘 자리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수치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하루 만에 반등분을 전부 반납했습니다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으로 흐름을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코스피는 10월 20일 5,552.74에서 21일 182.92포인트(3.29%) 뛰어오른 5,735.66으로 마감하며 5,700선을 회복했습니다. 그런데 22일 지수는 전날 올린 182.92포인트를 모두 반납한 데 더해 18.97포인트를 추가로 내주면서, 이틀 전 수준보다도 낮은 자리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틀 치 변동폭을 합하면 384.81포인트가 위아래로 출렁인 셈입니다.
출발부터 좋지 않았습니다. 이날 코스피는 65.55포인트(1.14%) 내린 5,670.11로 개장했는데, 장이 진행될수록 낙폭이 계단식으로 깊어졌습니다. 코스닥 역시 전날 792.76에서 764.10까지 밀렸고, 하락 종목 수가 1,102개에 달했습니다. 특정 업종만 빠진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가 눌린 하루였다는 뜻입니다.

55조원짜리 매수 주체가 차례로 사라졌습니다
이날 급락의 수급상 배경을 보려면 먼저 두 회사의 공시를 확인해야 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 내내 자기 회사 주식을 시장에서 직접 사들이고 있었습니다. 기업의 자사주 취득은 주가가 떨어질수록 더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에 하락장에서 매수세가 붙는 성격을 가집니다. 지수가 흔들릴 때마다 반도체 대형주가 생각보다 덜 빠졌던 배경에는 이 기계적인 매수 주체가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15조원 — 10월 6일 종료
삼성전자는 임직원 주식보상 재원 마련을 목적으로 8월 24일부터 10월 6일까지 약 6주간 자사주를 사들였습니다. 취득 규모는 568만 5,000주, 금액으로는 15조원 수준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이미 이달 초에 끝났습니다.
SK하이닉스 40조원 — 10월 21일 조기 완료
더 컸던 쪽은 SK하이닉스입니다. 회사 공시에 따르면 누적 체결 수량 2,369만 3,272주, 누적 매입 금액 40조 43억 4,000만원으로 이사회 결의 한도를 모두 채웠습니다. 당초 공시한 취득 기한은 11월 19일이었는데, 한 달가량 앞당겨 10월 21일에 매입을 끝냈습니다. 발행주식 총수의 약 3.3%에 해당하는 이 물량은 전량 소각될 예정이고, 소각이 이뤄지면 국내 상장사 자사주 소각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가 됩니다.
주주환원으로는 분명한 호재입니다. 다만 소각 발표와 별개로, 시장에서 매일 주식을 받아주던 주체 하나가 10월 21일을 끝으로 사라졌다는 사실은 수급 측면에서 정반대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 거래일이 바로 10월 22일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4.03% 내린 21만 4,500원, SK하이닉스는 5.49% 내린 122만원대에 각각 마감했습니다. 전날 두 종목이 각각 5.67%, 5.81%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상승분을 거의 그대로 반납한 수준입니다.
기관이 던지고 개인이 받았습니다
투자자별 수급은 이날 장세의 성격을 꽤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인포스탁데일리 마감 집계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4,008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3,071억원, 외국인은 1,131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지수가 3% 넘게 빠지는 날 개인이 홀로 매수 우위를 보이는 전형적인 하락장 수급 구조입니다.
| 구분 | 10월 22일 유가증권시장 | 비고 |
|---|---|---|
| 개인 | +4,008억원 순매수 | 유일한 매수 주체 |
| 외국인 | -1,131억원 순매도 | SK하이닉스는 446억원 순매수 |
| 기관 | -3,071억원 순매도 | 반도체 투톱 집중 매도 |
종목별로 내려가면 기관의 매도가 어디에 집중됐는지가 드러납니다. 기관은 이날 SK하이닉스를 2,643억원, 삼성전자를 856억원 순매도했습니다. 두 종목 합계만 3,499억원으로, 기관 전체 순매도 금액을 넘어섭니다. 다른 업종에서는 사고 반도체 투톱에서만 집중적으로 팔았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팔면서 SK하이닉스는 446억원어치 사들여, 두 종목에 대해 엇갈린 선택을 했습니다. 자사주 매입 종료라는 같은 재료를 놓고 투자 주체별 해석이 갈렸던 셈입니다.

정작 더 크게 밀린 쪽은 2차전지였습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날 낙폭 상위에 반도체가 아니라 2차전지가 올라왔다는 점입니다. 에코프로비엠이 9.66% 내리며 10만원 선을 내줬고, SK이노베이션 8.17%, 삼성SDI 7.22%, LG에너지솔루션 5.22% 순으로 하락했습니다. 반도체 투톱의 낙폭(-4.03%, -5.49%)보다 오히려 컸습니다.
이유는 하나가 아닙니다. 첫째, 2차전지는 자사주 매입 같은 기계적 매수 방어막이 없는 업종입니다. 둘째, 전날 지수가 3% 넘게 뛸 때 함께 올랐던 종목군이라 차익 실현 압력이 더 강했습니다. 셋째, 에코프로비엠은 증자 발표 이후 공매도 비중이 높게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지수가 흔들릴 때 가장 먼저 흔들리는 자리에 있었다는 뜻입니다.
공매도는 다시 반도체를 겨냥했습니다
한국거래소 공매도 집계를 보면 이날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은 1조 2,950억원이었고,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에서 공매도가 차지한 비중은 4.78%였습니다. 종목별로는 SK하이닉스가 1,847억원으로 1위였는데, 전 거래일보다 27.7% 늘어난 수치입니다. 자사주 매입이 끝난 바로 다음 날 공매도가 이 종목에 집중됐다는 점은 우연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삼성전자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484억원으로 전일 대비 50.7% 줄었습니다. 같은 날 두 종목 모두 주가가 내렸는데 공매도 흐름은 정반대로 움직인 것입니다.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297억원으로 1위였고, 전체 거래대금에서 공매도가 차지한 비중이 29.19%에 달해 코스닥 비중 1위를 기록했습니다. 삼성SDI 역시 558억원으로 코스피 2위에 올랐습니다.
메타 실적이 불러온 AI 수익성 논쟁
수급만으로 3.5% 급락을 전부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이날 국내 증시를 누른 또 다른 축은 미국 빅테크의 인공지능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었습니다. 메타 플랫폼스는 3분기 매출이 늘었다고 발표했지만, 같은 분기 잉여현금흐름은 21억 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벌어들인 현금보다 데이터센터에 쏟아부은 돈이 더 많았다는 뜻입니다.
대신증권은 잉여현금흐름 적자를 근거로 인공지능 투자 성과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과 설비투자 흐름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를 함께 지적했습니다. 국내 증시에서 메모리 대형주는 미국 빅테크의 설비투자 계획에 실적이 직접 연동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런 의문은 그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로 옮겨 붙습니다.
여기에 통화정책 변수도 겹쳤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지만 시장은 이를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매파적 동결로 읽었습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1,324.2원으로 5거래일 연속 내리며 약 2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는데, 원화 강세라는 우호적 조건에도 지수가 3% 넘게 빠졌다는 사실 자체가 이날 매도 압력의 성격을 보여줍니다.

이 숫자를 어떻게 볼까
개인적으로 이날의 핵심은 등락률이 아니라 자사주 매입이라는 변수가 사라진 뒤 드러난 민낯이라고 봅니다. 55조원은 두 회사가 수개월에 걸쳐 시장에 공급한 매수 주문입니다. 이 주문이 있을 때의 주가와 없을 때의 주가는 같은 재료를 받아도 다르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10월 22일은 그 차이가 처음으로 확인된 날이었습니다. 기관이 반도체 투톱에서만 3,499억원을 던졌고 공매도가 SK하이닉스에 27.7% 더 몰린 것은, 이 변화를 시장이 이미 인지하고 움직였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다만 저는 이것을 추세 전환의 증거로 보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자사주 매입 종료는 사라지는 재료가 아니라 소각으로 바뀌는 재료이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가 사들인 발행주식 3.3%가 실제로 소각되면 주당순이익과 주당 가치는 그만큼 높아집니다. 수급 공백은 즉시 체감되지만 소각 효과는 분모가 줄어든 다음 분기 실적부터 서서히 나타납니다. 같은 사건의 비용이 먼저 오고 편익이 나중에 오는 구조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 판단이 틀릴 수 있는 조건도 분명합니다. 만약 메타에 이어 다른 빅테크들도 설비투자 축소나 속도 조절을 시사한다면, 이야기는 수급이 아니라 실적 전망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그 경우 소각 효과는 하향되는 이익 전망에 묻힙니다. 반대로 빅테크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투자 계획이 유지된다면, 이날의 급락은 매수 주체 교체 과정에서 나온 일시적 공백으로 정리될 여지가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는 지금 단정할 수 없고, 저도 확인하면서 판단을 조정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확인할 지표와 일정
- 10월 28일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 발표 — 실적 자체보다 함께 공개될 추가 주주환원 방안이 더 중요합니다. 40조원 프로그램을 이을 새 매수 주체가 생기는지 여부가 여기서 갈립니다.
- 자사주 소각 공시 시점과 규모 — 발행주식 3.3% 소각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집행되는지를 확인해야 주당 가치 개선 폭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 미국 빅테크 설비투자 가이던스 — 메타의 잉여현금흐름 적자가 개별 사례인지 업계 공통 현상인지는 남은 실적 발표에서 드러납니다.
- 기관 순매도 지속 여부 — 반도체 투톱에 집중된 기관 매도가 며칠 더 이어지는지가 수급 공백의 깊이를 가늠하는 가장 직접적인 지표입니다.
- SK하이닉스 공매도 거래 비중 — 1,847억원에서 더 늘어나는지, 아니면 하루짜리 반응이었는지를 봐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자사주 매입이 끝나면 주가는 반드시 떨어지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자사주 매입은 매수 주체 하나가 사라지는 수급 요인일 뿐이고, 주가는 실적 전망·금리·환율·업황 등 여러 변수의 합으로 움직입니다. 다만 10월 22일처럼 매입 종료 직후에 부정적 외부 재료가 겹치면 완충 장치가 없어 낙폭이 커질 수 있습니다.
Q. 자사주 매입과 자사주 소각은 어떻게 다른가요?
매입은 회사가 시장에서 자기 주식을 사들여 보유하는 단계이고, 소각은 그 주식을 아예 없애 발행주식 총수를 줄이는 단계입니다. 매입만 하고 보유하면 나중에 다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남지만, 소각하면 주식 수가 영구히 줄어 주당 가치가 올라갑니다. SK하이닉스는 매입한 2,369만여 주를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Q. 외국인은 왜 SK하이닉스를 샀나요?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 전체로는 1,131억원 순매도였지만 SK하이닉스는 446억원 순매수했습니다. 공개된 자료만으로 매수 이유를 단정하기는 어렵고,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당 가치 개선을 먼저 반영했다는 해석과 단순 저가 매수라는 해석이 함께 나옵니다. 판단은 10월 28일 실적 발표 이후 수급을 더 확인해야 합니다.
Q. 2차전지가 반도체보다 더 빠진 것은 업황이 나빠졌기 때문인가요?
이날 하락에서는 개별 업황 악재보다 수급 요인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방어 매수 주체 부재, 에코프로비엠의 29.19%에 달한 공매도 비중이 함께 작용했습니다. 업황 변화는 분기 실적과 출하 지표로 확인해야 하며 하루 등락으로 판단할 사안은 아닙니다.
참고 자료
- 뉴스1 코스피 3.5% 하락 5530선 마감…AI 투자 불안·긴축 경계감 (2026.10.22)
- 비즈니스코리아 [마감 시황] 반등 하루 만에 얼어붙은 증시…코스피 5,500선 턱걸이 마감 (2026.10.22)
- 톱스타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왜 급락했나…55조 매수세 사라지고 AI 투자 불안 (2026.10.22)
- 톱스타뉴스 [공매도 브리핑] 22일 SK하이닉스 1847억·에코프로비엠 29.19% (2026.10.22)
- 이투데이 SK하이닉스 40조 자사주 매입 끝났다…증시 받치던 마지막 방패 마침표 (2026.10.21)
- 인포스탁데일리 [1022마감체크] 코스피, 3% 넘게 급락하며 다시 5500선 (202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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